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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약했던’ 황준서, 꼭 불펜으로 지금 써야하나 … 아직 신인일 뿐인데 [전상일의 온더스팟]

전상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0 10:44

수정 2024.07.10 10:56

고교 시절부터 봄에 강하고 여름에 약했던 황준서
올해도 봄에는 매우 좋은 활약
3~5월에 비해 6~7월 ERA 급상승
구위 안되니 계속 피해가는 악순환의 연속
쉼 없이 달려왔던 3개월.. 신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재충전
황준서가 또 다시 구원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로 인해 팬들의 설왕설레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황준서가 또 다시 구원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로 인해 팬들의 설왕설레가 이어지고 있다 / 사진 =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황준서가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황준서는 7월 9일 펼쳐진 키움과의 경기에서 3-2로 앞선 8회에 등판해서 볼넷 2개를 허용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해당 패배로 한화 이글스는 다시 한번 최하위의 위기감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황준서는 전반기 막판 계속된 부진으로 불펜으로 전환되었다. 김경문 감독이 부임한 이후 KT전, SSG전, KIA전 등에서 모두 긴 이닝을 버텨내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그러자 김경문 감독은 황준서를 불펜으로 돌리는 마운드 개편을 시도했다. 하지만 황준서는 불펜으로 강등된 이후 전혀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비난 이날 경기뿐만이 아니었다. 지난 6월 26일 두산전에서는 3타자를 맞아서 3안타를 허용하고 3실점을 했다.

사진 = 전상일 기자
사진 = 전상일 기자


상황이 이렇다보니 황준서 활용에 대한 팬들의 설왕설레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비단 황준서의 이런 현상은 올해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황준서는 고교생이었던 작년에도, 재작년에도 마찬가지였다. 황준서는 항상 시즌 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작년에는 최대어 장현석(LA 다저스)과 비교해서도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시즌 초에 "한화는 장현석보다 황준서가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스카우트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왔을 정도다.

황준서는 2022년 신세계 이마트배에서 무려 21이닝을 던져 3자책 밖에 하지 않았다. 황준서가 유명해지기 시작한 첫 번째 대회였다. 2023년 신세계이마트배에서는 20.2이닝을 던져 고작 4실점 밖에 하지 않았다. 이때 황준서의 최다 이닝이 나왔다. 4강강릉고전 8이닝 2실점에 최고 148km가 나왔다. 그만큼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제공]


하지만 황준서는 시즌 중반으로 갈수록 페이스가 급격하게 떨어졌다. 스피드도 급락했고, 시즌 중후반부터는 장현석이 아니라 김택연에게도 페이스가 많이 밀렸다. 청소년대표팀에서도 에이스는 김택연이었다.

그만큼 시즌 중반·후반 페이스가 떨어지는 것은 황준서의 고질적인 문제다. 그리고 한화는 이를 몰랐던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이는 충분히 프로에서 고칠 수 있는 문제라고 판단했다. 작년 신인드래프트 당시 손혁 단장은 “우리 팀 트레이닝 파트와도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라고 말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화 이글스 제공]

즉 지금 황준서의 부진은 그 연장선상이라고 할 수 있다. 3월 5이닝 ERA 1.80, 4월 14.1이닝 ERA 4.40, 5월 25이닝 ERA 4.32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6월부터는 ERA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6월 ERA는 8.68, 7월은 6.75다. 기본적으로 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있다. 제구가 안된다기보다 구위가 안 되서 도망가는 경향이 짙다. 즉, 황준서가 특별히 부진하다기 보다 원래 황준서의 단점이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황준서는 제구가 좋고 신장도 좋으며 스피드도 괜찮다. 프로에서 쓸 수 있는 확실한 변화구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 시즌을 버틸만한 체력이 되지 못하다. 이는 이미 고교 시절부터 드러났던 문제였다. 하물며 고교와 프로는 전혀 다르다. 또한, 선발 투수가 갖는 부담감은 구원 투수와는 또 다르다.

양상문 한화 이글스 신임 투수 코치가 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사진=뉴스1
양상문 한화 이글스 신임 투수 코치가 9일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 앞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뉴스1 /사진=뉴스1

이런 상황이라면 굳이 황준서를 1군에서 써야할 필요가 있을까. 휴식과 훈련을 병행하면서 차라리 8~9월 시즌 후반에 황준서에게 기회를 준다면 더 나은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한화는 이미 그런 경험이 있다. 재작년 문동주가 1군 콜업된 후 홈런 3방을 맞는 등 부진하자 퓨처스에 내려서 몸을 만들게 했다. 그리고 후반기 마운드에 돌아온 문동주는 일취월장하며 한화의 에이스급으로 활약했다. 이듬해에 문동주가 크게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당시 문동주는 "특별히 한 것이 없다. 그냥 밥 잘먹고 운동 열심히 했을 뿐"이라고 부활의 배경을 말했다. 황준서도 마찬가지다. 황준서가 없다고 팀이 무너지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황준서는 애초에 구원보다는 선발형 타입의 투수로서 선발한 선수다.

꼭 이겨야 할 경기를 잃은 것도 뼈아프지만, 황준서는 팀의 10년대계를 위해 뽑은 '전체 1번' 유망주다.
황준서를 육성하는 긴 안목이 필요한 시점이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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