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의대생 F학점 받아도 면제?..유급판단 내년 2월말로 연기

이설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0 12:16

수정 2024.07.10 17:29

"의대 학사원칙 깼다" 우려감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의과대학 학사 탄력 운영 가이드라인을 발표에 앞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대생들의 집단유급 판단 시기를 내년 2월 말까지 미루기로 결정했다. 또한 집단 휴학계를 낸 의대생들이 F학점을 받더라도 유급되지 않도록 대책을 마련하라고 각 대학에 요청했다. 지난 2월 시작된 의대생 집단행동으로 전국 의과대학들은 학사 운영 차질을 빚고 있다. 통상 학사 운영 기준에 따를 경우 약 4000명 유급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들 의대생들의 집단유급이 확정되면 의대 증원을 하려다가 오히려 내년에 신규 의사배출을 급감 시키는 역효과를 내게 된다.
궁지에 몰린 정부가 의대 학사 원칙까지 무시하고 무리한 특혜 정책을 쏟아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0일 교육부는 의대생들의 성적 처리 기한을 기존 1학기 말이 아닌, 올해 학년도 말인 내년 2월 말로 연기하기로 했다. 4학년생들의 집단유급 판단을 미루면서 2025년 의사 국가시험의 추가 실시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의학과 4학년 학생에게 의사 국가시험의 추가 응시 기회가 제공돼야 한다는 의총협의 건의 등 현장 의견을 반영했다는 게 교육부의 해명이다.

교육부는 이와 함께 각 대학에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의 유급 방지대책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F 학점을 받더라도 유급되지 않도록 하고, 2학기 또는 상위 학년에서 수강할 수 있도록 기회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현행 학칙상으론 대부분 의대에서는 한 과목이라도 F 학점을 받으면 유급 처리된다. 이 경우 유급된 의예과 1학년생들이 내년에 새로 입학하는 1500명의 증원된 신입생들과 수업을 모두 같이 들어야 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게 된다. 교육부는 이번 대책이 증원된 내년도 신입생의 학습권을 우선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까지 내세웠다.

교육부는 그사이 의대생들의 학습 결손을 보충할 수 있도록 각 대학이 학년·학기를 다양하게 운영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고 했다. 2024학년도 하반기를 2개 학기로 나누어 올해 학년도 내에 총 3학기로 운영하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 기간에 각 대학은 그간 학생들이 수강하지 못한 과목을 야간·원격수업, 주말수업까지 활용해 개설할 수 있다. 학생들이 이를 통해 과목을 이수하면 유급을 면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학습 결손을 보충하기 위해 새로운 학기를 개설·운영하는 경우, 수업에 복귀하는 학생들에게 추가 등록금 부담이 없도록 하는 방향으로 운영하라고 권고했다.

뿐만 아니라 현재와 마찬가지로 원격수업 자료만 내려받아도 수업을 인정하는 방안을 계속해서 허용한다. 심지어 이 마저도 수업일수를 채우기 빠듯한 경우, 현재 고등교육법 시행령상 '매 학년도 30주 이상'으로 규정된 수업일수를 매 학년도 2주 이내 범위에서 감축 운영키로 했다. 의대 본과 4학년을 위해선 올해 2학기에 실습수업을 최대한 보충·운영하도록 하고, 2학기 보완이 어려운 일부 실습 과정은 계절학기에 수강토록 한다. 수업에 복귀하는 학생들을 위해 국가장학금 신청 기간도 추가 연장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와 대학은 학생들이 복귀한다면 유급에 대한 걱정 없이 학교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이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들이 지난달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 의과대학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근거 없는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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