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 출마하며 유예 시사
"예정대로 시행할지 고민해봐야"
폐지 주장 與와 '갈등불씨' 여전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 과세가 미뤄질 전망이다.
"예정대로 시행할지 고민해봐야"
폐지 주장 與와 '갈등불씨' 여전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실상 금투세 유예를 시사하면서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는 집권여당·정부에 이어 거대야당도 당장 내년 금투세 시행에는 선을 그으면서 22대 국회에서 금투세 각론 논의가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10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하고 기자들과 만나 "전 세계에서 주가지수가 떨어지는 몇 안 되는 나라가 됐다"며 "이런 상태에서 금투세를 과연 예정대로 시행하는 게 맞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주식시장이 악화한 주요 원인을 정부가 제공했는데 주가가 조금 올랐다고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억울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금투세 유예에 공개적으로 힘을 실은 발언이다. 금투세는 주식, 채권 등 금융투자상품에 투자해 5000만원 이상 수익을 내면 20%(3억원 이상은 25%)를 과세하는 제도다. 당초 지난해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당시에도 이 전 대표가 유예 필요성을 밝히면서 2년 유예된 바 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금투세 폐지보다는 유예를 주장해 22대 국회에서 또다시 금투세 부과 방식과 세율, 시행 시기 등 각론을 두고 여야 간 줄다리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이 전 대표는 "금투세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증권거래세를 대체하는 제도라 없애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 당장 증권사 등 금융투자업계에서는 한숨을 돌리게 됐다. 증권사는 금투세 시행까지 전산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데다, 국내 투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내년 금투세 시행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왔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종합부동산세 개편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검토를 할 때가 됐다"라고 밝혔다. 거대야당 민주당이 금투세, 종부세 개편을 시사하면서 올 하반기 국회에서 세제 개편이 여야 간 핵심쟁점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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