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경기=노진균 기자】 중고차를 구매하면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이는 사기 수법의 '원조' 격인 50대와 그에게서 파생된 조직의 조직원 등 수백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19년 6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전국 피해자 425명을 상대로 125억원을 편취한 대부중개업체 대표 50대 남성 A씨와 그와 연관된 4곳의 대부중개업체, 저가의 중고차를 비싸게 판매하고 대출금을 편취한 중고차 딜러 등 총 211명을 검거해 그중 관리자 20명을 구속했다고 11일 밝혔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8월 A씨의 업체로부터 파생된 또 다른 대부중개업체 대표 B씨 등 51명을 검거했는데, 수사를 이어오면서 160명을 추가로 검거했다.
A씨 등은 지난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중고차를 구매하면 자산으로 인정돼 저금리로 대환대출이 가능하다는 일명 '자산론'이라는 허위 상품을 판매, 피해자 425명으로부터 125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대부중개업체를 설립해 서울과 의정부에서 하위 지사를 두고, 유명 금융기관 명칭과 유사한 상호명으로 등록해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이후 피해자들에게 "중고차를 구매해 보유만 하고 있으면 자산으로 인정돼 신용도가 상승하기 때문에 저금리 대환대출이 가능하다"고 속였다.
피해자들과 그 가족·지인들은 제2·3금융권에서 최대한도 대출을 받게 하고, 사전에 공모한 중고차 딜러들을 통해 대출금으로 시세의 5~10배 높은 비싼 가격에 중고차를 구매하게 했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신용조회 금지', '추가 대출금지', '연체 금지' 등 조건을 내걸어 이를 어기면 저금리 대환대출이 불가능하다고 안내했다.
이후 직원이 다른 대출 업체인 것처럼 속여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신용조회를 하도록 유도해 대출 조건을 어기게 만들었다.
또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며 피해자에게 귀책 사유가 있다며 저금리 대출을 해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피해자들은 결국 비싸게 구매한 중고차를 판매금의 10~25%가격에 중고차 딜러에게 재판매했고, 피의자들은 해당 자동차를 사기 범행에 계속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가 설립한 대부중개업체에서 근무하며 사기 수법을 익힌 일부 피의자들은 독립해 다른 상호로 대부중개업체를 설립하고 동일한 수법으로 전국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피해금을 편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 대다수는 시중 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과다채무자와 신용도가 낮은 경제 취약 계층으로, 피해자뿐만 아니라 가족과 지인까지도 파산이나 개인회생을 신청하는 상황에 처했다.
피해자들은 사기 피해를 당한 것을 모르거나, 자신들의 신용조회 등으로 귀책사유를 만들었다고 생각해 대다수가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거된 피의자들은 20~30대 초반의 나이로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한 금원을 호화 해외 골프여행, 외제차 및 명품구입, 클럽 등에서 유흥비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하위 조직원에게는 실적 향상을 위한 교육과 더불어 현금을 상품으로 내걸어 사기 범행을 독려했고,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할 경우에는 합의를 유도하며 사건을 무마해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경찰은 "금융기관이나 대부중개업체를 사칭하며 신용도를 올리기 위해 상품 구매나 금원을 요구하는 경우는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며 "향후에도 지속적인 단속을 통해 민생을 침해하는 금융범죄에 대해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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