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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허가 처리 결과를 7일 만에? 파주시, 인허가 혁신 '호평'

노진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2 11:06

수정 2024.07.12 11:06

파주시 제공
파주시 제공


【파이낸셜뉴스 파주=노진균 기자】 건축이나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일은 육상의 한 종목인 허들에 비유된다. 부지를 매입해 등록절차를 거쳐 각종 서류를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해 공사 첫 삽을 뜨기까지, 어느 하나 쉬운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 절차들 가운데 '인허가'는 가장 뛰어넘기 힘든 허들로 꼽힌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절차 중 한 번만 실수해도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어서다.

하지만 최근 경기 파주시가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 7월부터 전면시행에 돌입한 민원행정서비스 2·5·7가 호평받고 있다.


이 정책은 민선8기 파주시가 시민들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기회비용 손실을 부르는 행정 비효율을 일신할 획기적인 해결책으로 내놨는데, 전문 지식이나 고급 정보가 없어도 누구나 쉽고 빠르게 인허가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2·5·7은 건축주나 대행업체가 인허가 민원을 신청한 후 7일 이내에 처리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한 제도다. 민원인이 시청 허가과에 인허가 민원을 접수하면 이후 2일 이내에 모든 관련 부서에 개별법 검토를 요청하고 협의를 진행한 후, 5일 이내에 검토 사항이나 보완 요구사항을 취합해 7일 이내에 허가, 보완, 반려, 불가 등의 결과를 통보해 주는 방식이다.

시는 민원이 법령 기준에 적합한지 여부를 빠르게 결정해 기준에 부합하면 즉각적으로 허가 처리를 마무리 짓고, 법령 기준상 불가한 경우는 즉각 ‘불가’를 통보한다.

구비서류 누락 등 흠결이 있는 경우에는 건축주나 민원대행업체가 신속히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민원인이 해당 사업에 계속 투자할지 여부를 빠르게 판단할 수 있어 불필요한 시간 낭비도 줄이고 절차 지연으로 인한 기회비용 손실도 피할 수 있게 된다.

제도 준수율은 시행 후 6개월 만인 작년 12월 말에 이미 99%를 넘어섰다. 6개월간 총 1613건의 민원 신청 건 중 법령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취하 처리된 경우를 제외하고 '7일 이내 보완통보'라는 기준을 넘어선 민원은 단 4건에 그쳤다.

2·5·7에 걸었던 파주시의 기대는 시민들이 즉각 체감할 수 있을 만큼 빠르고 수월해진 인허가로 현실화되었다. 제도 시행 이후 인허가 절차를 직접 경험한 민원인들 사이에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3개월 소요될 줄 알았던 공장 건축 허가를 7일 만에 받아
파주 월롱면에서 책상과 식탁 등을 제조하는 공장을 운영 중인 김준영씨는 올해 3월 말, 새 사업장 신축을 위해 인허가 절차를 추진하면서 2·5·7을 처음 경험했다.

법원 제2산업단지 내에 부지를 분양받아 두었던 김씨는 제일 먼저 부지 등록을 위해 시행사에 대행을 맡겼는데 시간만 소요될 뿐 이렇다 할 결과를 들을 수 없었다. 결국 스스로 나설 수밖에 없었지만, 산단 입주 절차와 관련한 전문지식이 부족한 탓에 서류 준비 과정에만 3개월이나 소요됐다.

산단 입주 계약을 마쳤지만, 공장 건물을 지으려면 건축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인허가가 제때 처리되지 않아 장마철 이전에 공사를 마무리지으려던 계획이 혹 틀어지진 않을지, 노심초사 하기도 했다. 인허가가 지연될 경우 공사기간이 장마철과 맞물리게 되면 공사가 지연돼 건축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 가지 않아 김준영씨는 건축 허가가 처리 완료됐다는 전화를 받았다. 시청 허가과에 민원을 신청한 지 불과 일주일 만이었다.

김준영씨는 "건축 허가뿐 아니라, 산업단지 입주 절차까지 세심하게 신경 써주셔서 큰 도움이 됐다"며 "건축 허가를 빨리 받았기 때문에 시공사와 곧바로 계약을 하고 공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2·5·7 시행 전후 인허가 처리 기간 57% 단축 효과
2·5·7 제도에 대한 민원인들의 높은 평가는 건축주와 대행업체 관계자 등 민원인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결과로도 확인할 수 있다. 응답자 중 93%가 건축주가 차지했던 올해 6월 조사 결과 만족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8.6점에 달했다.

민원인들이 이런 높은 평점을 부여하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단연 인허가 처리 기간 단축 성과에 있다. 파주시 허가과의 분석에 따르면, 2·5·7 제도가 전면 시행된 2023년 하반기에 신청된 인허가 민원의 평균 처리 기간은 18일로 나타났다. 이는 2·5·7 시행 직전 6개월, 즉 2023년 상반기 인허가 민원 신청 건의 평균 처리 기간이 41일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57%나 단축된 결과다.

인허가 처리 기간 단축 효과 외에 서류가 미비해 보완을 거쳐 처리된 민원 사례도 점차 감소되고 있다. 2.5.7 제도를 도입하기 전인 2022년 인허가 민원 중 보완을 거쳐 처리된 민원의 비율이 91%, 2023년에는 88%, 2024년 5월 말까지 집계된 보완율은 77%로 2·5·7 전면 시행 이후 보완율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경일 파주시장. /파주시 제공
김경일 파주시장. /파주시 제공

때문에 파주시는 문턱 낮춘 인허가, 투자 심리와 수요 촉진해 민생경제 활력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고물가 고금리로 경제가 크게 위축되며 저성장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는 시기인 만큼, 빠르고 간편한 행정 처리가 투자 심리와 수요 촉진에도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경일 시장은 "항상 빠른 것이 정답은 아니다. 차근차근 기반부터 하나하나 쌓아가는 것이 중요한 것들이 있다.
그러나 성과를 보여줄 때는 확실히 보여줄 것이다"라며 "시민이 만드는 파주시를 위해 시민의 현장 속 목소리를 듣고, 확실하고 실질적인 민생 지키기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njk6246@fnnews.com 노진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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