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美 호놀룰루·워싱턴 방문
100여 미터 줄서 응원한 미국인들
두손 모으고 경청한 400여명 인태사 미군
한미 정상, 핵작전 공동지침 승인
나토 순방서 한미동맹 위상 거듭 확인
[파이낸셜뉴스] #2024년 7월8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하와이주 호놀룰루에서 열린 현지 동포 만찬 간담회에 들어서기 전, 대한민국 대통령이 왔다는 소식에 미국인들이 100여 미터 줄지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윤 대통령 부부를 환영했다.
#7월9일, 윤 대통령이 미국 하와이 인도·태평양 사령부 로비에 격려사를 하러 입장하는 순간, 400여명의 미 장병들은 큰 함성과 함께 박수를 보내며 윤 대통령을 환영했다. 이 자리에서 인태사령부 소속 장성과 주한미군사령관 등 4성 장성 5명은 일제히 두손을 모아 윤 대통령의 격려사를 경청했다.
#7월11일,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간 핵협의그룹(NCG)이 1년 만에 완성한 '한미간 한반도 핵 억제·핵 작전 지침(공동지침)'을 승인했다. 이로써 지난해 4월 미 국빈 방문에서 나온 워싱턴 선언은 이행 단계 궤도에 올랐다.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진행된 방미 순방은 강화된 한미동맹의 위상을 확실하게 보여준 자리로 평가된다.
숨가쁘게 지나온 2박5일간 일정 속에 윤 대통령이 보여준 행보들은 한미동맹이 이제 정상화를 넘어 더 높은 단계로 업그레이드 됐음을 대외적으로 알렸다는 것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 러시아·북한간 군사협력에 대한 32개 나토 회원국과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의 강력한 규탄을 비롯해 국제연대라는 성과를 낸 윤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 재확인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는 분석이다.
■尹 보러 모인 미국인과 美 별들
첫 순방 장소인 호놀룰루에선 윤 대통령을 보고자 현지 미국인들과 인·태사령부의 장병들이 대거 모여 한미동맹에 대한 미국 측의 호응도를 보여줬다.
윤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8일 호놀룰루에서 현지 동포 간담회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자 군복 입은 미국인들과 일반 미국인들이 100여 미터 줄지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알로하, 환영합니다'라고 환영 인사를 건넸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님 내외의 하와이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현수막과 함께 많은 동포들이 윤 대통령을 환영했지만, 미군과 미국 현지인들도 나서 함께 환영 인사를 전한 것이다.
무엇보다 윤 대통령의 지난 9일 인·태사령부 방문은 업그레이드 된 한미동맹의 상징적인 장면으로 꼽힌다.
미국 4성 장군 40명 중 10%에 해당하는 4명이 상시 근무하고, 별을 단 장성만 50명 안팎이 근무하면서 지구면적 52%, 40여개국을 담당하는 인·태사령부는 미국 지역별 통합군사령부 중 가장 크고 오래된 사령부다.
인태사 소속 장성들은 평소에 전 세계를 누비며 작전을 수행하지만, 특별히 윤 대통령의 방문을 환영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폴 라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까지 참석해 5명의 4성 장군이 한자리에 모이자, 인·태사령부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별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펜타곤에서나 가능한 일"이라며 미국 측에서 윤 대통령의 방문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강조하기도 했다.
사무엘 파파로 인·태사령관은 윤 대통령에게 "비전과 용기를 가진 지도자"라면서 "한국 내 일부 저항에도 정치적 불이익을 감수하면서 한일 관계를 개선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이끌어 냈다. 과거에 얽매이기보다 이런 비전과 용기를 발휘해 동북아, 인도 태평양은 물론 글로벌 안보에 기여해 주신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핵기반 한미동맹 "美 여야 모두 지지"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지난 11일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을 열어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지난해 4월 워싱턴 선언 후 가동된 한·미 NCG 논의 결과물이 1년만에 공동지침으로 현실화된 셈이다.
이번 공동지침으로 기존 재래식 전력 중심의 한미동맹이 핵전력 기반으로 격상됐고, 미국의 핵 자산이 평시에도 한반도 임무로 배정된다.
특히 미국이 핵자산 전개 여부를 결정하고 제공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한반도 핵 운용 과정에 우리의 조직·인력·자산이 미국과 함께하는 확장억제로 진화됐다는 것에 대통령실은 의미를 뒀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현지 브리핑을 통해 "미국은 한국과 핵 관련 민감 정보 공유를 확대할 것이고 이를 위한 보안 절차와 보안 체계도 도입했다"면서 "한미동맹은 핵과 재래식 통합을 통해 양자 차원서 직접 핵 작전을 논의하는 선구적인 사례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공고해진 한미동맹은 미국 정치권의 지형 변화와 관계없이 이어질 것이란게 대통령실 관측이다.
장호진 안보실장은 13일 연합뉴스TV 인터뷰에서 "요즘 미국 민주당이나 공화당 의원들이 굉장히 많이 방문을 하는데 한미동맹에 대해선 미국에선 여야를 막론하고 탄탄한 지지기반이 있다"면서 "트럼프 진영 인사들도 우리 측에 '한미동맹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더 강화할 것'이라고들 얘기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미국 측 인사들은 "한국에 어떤 정부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음을 언급한 장 실장은 한국 정부의 일관된 한미동맹 추진 자세가 중요함을 피력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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