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시황·전망

유럽 이어 미국발 훈풍...얼어붙은 원전주 투심 '사르르'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4 13:56

수정 2024.07.14 13:56


지난주 대표 원전주에 몰린 외인 투심(7월 8~12일 기준)
(억원)
기업명 순매수 대금
두산에너빌리티 1,163
한전기술 318
(한국거래소)

[파이낸셜뉴스] 미국정부가 '원전 배치 가속화 법안(ADVANCE Act)'에 서명하면서 원전 관련주에 투자심리가 몰리고 있다. 앞서 체코 원전 4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대감에 이어 잇따른 긍정 신호가 나오고 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전기술 주가는 지난 12일 전일 대비 5.67%오른 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11~12일 한전기술에 대해 각각 86억6300만원, 151억4600만원의 매수 우위를 보이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개인도 이달 9~11일 3거래일 동안 367억94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한전KPS도 같은 날 2.87% 오른 3만76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3.42% 상승하며 3만7850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원전주의 대표주자 중 하나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12일 4%대의 주가 하락률을 기록했으나 외국인은 277억6200만원의 매수세를 집중시켰다.
외국인은 지난 8일 이후 두산에너빌리티 주식을 1100억원어치를 넘게 매수했다. 덕분에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지난 10일 장중 2만235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원전 배치 가속화 법안에 서명했다. 해당 법안은 '탄소 제로(0)' 달성을 위한 정책으로서 미국의 원자력발전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기존 원자력발전소가 폐쇄되는 것을 막고, 이미 폐쇄된 발전소는 재가동, 신규 원자로 가동을 지원하는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이투자증권 박윤철 연구원은 "주요 정책이 원전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가운데 원전 테마의 순항은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며 "원전은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따른 전력 문제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고, AI의 장기적 성장성을 고려할 때 수요층이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최근 디스인플레이션 기조가 심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절대 레벨을 고려할 때 인플레이션이라는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비용절감에 용이한 원전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체코 원전 수주가 성공한다면 슬로바키아, 폴란드, 스웨덴, 튀르키예 등 신규 원전 진출에도 긍정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국 원전의 경쟁력이 얼마나 압도적인지, 다른 나라에서도 수주가 가능한지 등은 미지수지만 향후 원전 발주가 급증할 것이란 점에는 이견이 없다.

국내 원전 모멘텀은 지난 2년간 여러 차례 언급됐고, 주가도 관련 이슈에 따라 등락을 반복함에 따라 모멘텀으로서의 영향력이 퇴색했다. 시장에선 최소 4기를 넘어 6기 이상도 가능하다는 눈높이가 형성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3+1기(대형 3기, SMR 1기)'가 발표되며 모멘텀이 소진되기도 했다.

반면, 해외 원전 모멘텀은 비교적 언급이 덜 이뤄졌고, 체코와 폴란드에서의 수주 여부가 내년 상반기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하반기부터 모멘텀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LS증권 성종화 연구원은 "체코 4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일찌감치 탈락하고, 팀 코리아와 EDF(프랑스)의 2파전인 상황이다. 공기 및 예산 준수 레퍼런스 측면에서 우위에 있는 우리나라의 수주 가능성이 높다"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시기는 이달 중순으로 당초 예상(4·4분기)보다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원전 관련주의 주가 패턴은 테마주 성격의 급등락이 반복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부분은 조정 또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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