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격 사실 SNS 타고 중국, 러시아까지 빠르게 확산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주말인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야외 유세 중 총격 피습으로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충격을 받았다. 전 세계 언론은 긴급 기사와 속보를 타전했고 소식은 사회적관계망(SNS) 등을 타고 중국, 러시아 등에도 빠르게 퍼졌다.
세계 각국 정상들은 정치적 입장을 막론하고 한목소리로 이번 공격을 규탄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했다.
각국 정상 "폭력은 설 자리 없다"
13일(현지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달 초 영국 총선에서 승리해 새롭게 취임한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와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 미국 주도 정보 동맹인 '파이브 아이즈'(Five Eyes)의 일원인 뉴질랜드 크리스토퍼 럭슨 총리, 미국의 오커스(AUKUS) 동맹인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등은 엑스 등에 올린 글에서 "정치 폭력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민주적 과정에서 폭력이 설 자리는 없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4월 20대가 던진 폭발물에 테러당한 적이 있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민주주의에 도전하는 어떠한 형태의 폭력에도 굳건히 맞서야 한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라고 적었다.
미국과 안보협의체 쿼드에 함께 참여 중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X에 "내 친구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격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라며 "폭력은 정치와 민주주의에 설 자리가 없다"라고 적었다.
최근 중국에 맞서 미국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필리핀의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대통령도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과 함께 모든 형태의 정치적 폭력을 규탄한다"라고 X에 썼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대변인을 통해 "정치적 폭력행위를 분명하게 규탄하며 트럼프의 빠른 회복을 기원한다"라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빅토르 총리 등도 트럼프와 함께 한다고 쾌유 기원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아내) 사라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명백한 공격 시도에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의 안전과 신속한 쾌유를 기도한다"라고 말했다.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을 만난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엑스에 "이 어두운 시기에 내 생각과 기도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한다"라는 글을 올렸다. 네타냐후 총리나 오르반 총리는 과거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친트럼프 성향으로 분류되는 정상들이다.
좌파 성향인 멕시코의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도 엑스에 올린 글에서 "폭력은 비합리적이고 비인간적"이라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공격을 규탄했고,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대만 라이칭더 총통 등도 정치 폭력을 규탄했다.
한 때 "총격범이 중국인"설 전해져
중국 내에서는 한 때 미국의 한 타블로이드신문을 통해 총격범이 중국인이라는 설이 전해져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미국 타블로이드 신문인 뉴욕 포스트가 최초 총격범이 중국인 남성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라며 "이후 백인 남성으로 확인됐다고 정정 보도를 했다"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최초 총격범이 중국인라는 보도가 중국 온라인을 타고 확산됐다.
중국 SNS인 웨이보에는 "뉴욕포스트가 최초 총격범을 중국인이라고 했다가 나중에 백인으로 바꿨다"라는 등의 반응을 내놓으며 관심을 보였다.
중국 언론들은 신속하지만 사실 위주로 비교적 차분하게 관련 사안을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미국 언론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총격 소식과 이후 바이든 대통령 등의 입장을 신속하게 전했다. 광명일보는 미국 대선이 '트럼프 총격'과 '바이든 교체' 이슈로 혼란스러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CCTV도 현장 영상을 인용해 트럼프 총격범의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온라인 반응도 뜨겁다. 웨이보 실시간 검색어에는 '트럼프 총격과 관련한 오바마 전 대통령 입장', '트럼프 인생사진', '바이든과 트럼프 전화', 바이든 입장 발표' 등 트럼프 총격 사건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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