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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사채 올해 5456억 발행 3배 급증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4 18:42

수정 2024.07.14 18:42

대주주 지분율 희석 없어
최근 들어 교환사채(EB)를 활용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대주주 지분율 희석 우려가 없다는 점에서 자사주를 기반으로 한 EB 발행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4일 코스콤CHECK에 따르면 올해 들어 EB 순발행액은 5456억원(12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년간 발행된 EB 순발행액(1889억원)의 3배에 가깝다. EB는 일정기간이 지나면 보유자의 청구에 의해 발행회사가 보유한 다른 주식으로의교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호텔신라는 지난 5일 1328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5년물로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모두 0%다. 교환대상은 호텔신라가 들고 있는 자사주다.
교환가액은 주당 6만2200원, 교환비율은 100%다. 교환대상 주식 수는 213만5000주, 교환 청구기간은 이달 12일부터 2029년 6월 28일까지다.

코스닥 상장사 선익시스템은 지난달 21일 180억원 규모의 EB를 발행했다. 교환대상 주식은 자사주 26만3983주다. 교환비율은 100%, 교환가액은 주당 6만8186원이다. 코스피 상장사 유니드도 자사주를 기반으로 EB 154억원어치를 발행했다. 교환대상은 자사주 12만8671주다. 다른 여러 기업들도 자사주 기반으로 한 EB 발행이 눈에 띈다. 자사주를 교환대상으로 하면 주식으로 전환하더라도 대주주의 지분율 희석 우려가 없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금리인하 시기가 다가오면서 기업들이 EB 발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에서는 올해 3·4분기 시행되는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고려한 자사주 처분 '꼼수라는 지적도 나온다. 개정안에는 기업이 자사주를 처분할 때 처분 목적 등을 상세히 공시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통상 매입한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주가치 제고에 도움이 된다. 반면, 이를 소각하지 않고 EB로 전환해 활용할 경우 주주가치 제고에 부정적이다.
최근 발행한 EB 대부분이 표면이자율, 만기이자율 모두 0%다. 해당 EB를 보유한 펀드나 기업은 시세차익을 보기 위해 교환한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어 금융당국은 개정안을 통해 기업들의 이 같은 행위를 규제할 방침이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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