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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정상 공동성명.."최소한의 '공포의 균형' 조성 기반 마련"

이종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6 06:00

수정 2024.07.16 09:57

전문가 "국제 핵확산 방지, 한국 핵무장은 절대 안 된다"는 메시지
'공포의 균형’에 기반 "핵안보 치밀하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 제언
軍 "北 핵사용시 정권 종말...생존 시나리오는 없다" 강력 경고
北 '한미 핵작전지침'이 "지역 안보 해치는 근원..핵태세 강화할 것"
軍 "적반하장.. 국제사회 경고와 북 주민 고통 외면 핵개발" 지적
軍 "북핵 위협 없었다면 한미 핵작전지침도 필요하지 않았을 것"
[파이낸셜뉴스]
지난 2022년 12월 20일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위해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미국 B-52H, F-22, C-17이 함께 비행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지난 2022년 12월 20일 한미 연합공군훈련을 위해 한반도 인근에 전개한 미국 B-52H, F-22, C-17이 함께 비행하고 있다. 사진=국방부 제공
국방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나토 정상회의 계기 한미정상의 북핵 관련 공동성명의 의미는 최근 러북 신동맹 형성으로 핵강압 등 실제 북한의 오판 가능성이 높아져 이를 단속하려는 김정은을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라고 진단했다.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 반영, 공포의 균형 구도 마련

16일 반길주 고려대 일민국제관계연구원 국제기구센터장은 본지에 이번 공동성명의 의미에 대해 우선 "미 핵자산에 북핵 대응 임무가 최초로 명시되면서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 차원에서 북핵이 미국의 핵과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짚었다.

이어 "본질적으로 핵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한국이 핵으로 무장한 북한을 상대로 ‘공포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다"며 하지만 "한국형 확장억제라는 플랫폼으로 한국이 관여하는 환경이라는 점에서 최소한의 공포의 균형이 조성되는 기반은 만들어졌다는 평가가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미국의 핵자산이 북한을 겨냥한다는 점이 명시된 것은 미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전략폭격기 등 3대 핵전력이 유사시 즉각적 타격을 위해 평양과 북한 내 전략적 타겟에 대한 구체적인 좌표 할당이 미리 정해진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는 북한에게 직접적인 핵공포의 인식을 높여준다는 점에서 ‘공포의 균형’에 미치는 영향력이 있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반 센터장은 "한국의 핵무장 가능성에 대한 미국의 우려가 반영된 것이란 관측이 가능하다"며 "한국에서 동맹을 양보하는 리스크를 감안해서라도 핵무장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있는 것은 미국에게도 상대한 레버리지로 작용하는 모양새"라며 "한국 외에도 일본 등 많은 국가에게 확장억제를 제공해야 하는 미국이 유독 한국을 우선시한 확장억제정책은 이러한 여론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제 핵 확산 방지, 한국 핵무장은 절대 안 된다는 메시지

그는 동시에 이러한 미국의 정책적 배려는 한국정부에 핵무장은 절대 안 된다는 메시지도 동시에 보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 센터장은 "미국의 대선이 동맹 지속가능성에 대한 변수로 작용하는 과정에서 NCG 제도화를 빠른 템포로 진행하고자 하는 셈법이 있다"며 "만약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해 NCG가 흐지부지되면 한미동맹뿐 아니라 국제적 비확산 차원에서도 불리한 구도가 조성되기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이라고 풀이했다.

이어 "한국정부는 이러한 배경과 역학을 잘 주지하는 가운데 ‘공포의 균형’에 기반한 핵안보를 치밀하게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국방부도 "북한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도 생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음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전날 '북한이 '핵억제 태세 상향'을 언급한 것에 대해 "핵 위협을 일삼고 있는 북한 정권의 자기 모순적인 억지 궤변에 불과하다"며 "애초에 북한의 핵 위협이 없었다면 한미 (핵작전) 공동지침도 필요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한미가 합의한 공동지침은 고도화되는 북한의 핵능력과 노골적인 핵사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동맹의 정당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北, 한미'핵작전지침' 지역 안보 해치는 근원.. 軍 적반하장 일축

한미가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채택한 핵작전지침은 양국 동맹 관계를 기존 재래식 전력 중심에서 핵전력 기반으로 격상하면서 미국의 핵 자산에 한반도 임무를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배정해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방부는 한미 정상이 채택한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에 대응해 북한이 핵능력 강화를 언급한 것에 대해 "북한이 핵 사용을 기도한다면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대응으로 북한 정권은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국방성은 지난 13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미국과 한국이 또다시 유감없이 보여준 도발적인 태도는 지역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근원"이라며 한미의 이런 행동이 "핵억제 태세를 보다 상향시키고 억제력 구성에 중요 요소들을 추가할 것을 절박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또한 북한 국방성 담화를 "적반하장식 위협"이라고 규정한 뒤 "한반도 위기 고조의 원인은 북한 정권이며,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의 반대와 북한 주민들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불법적인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하이오급 전략 핵잠수함(SSBN) USS 테네시, 미국은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을 14척 보유하고 있다. 핵연료 재보급 없이 9년간 기동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잠항시 20노트(37.04km/h) 이상이다. SLBM(트라이던트-2 D5)을 탑재할 수 있는 발사관 22개를 갖추고 있다. SLBM 1발당 각각 8∼12개의 독립 목표 재돌입 탄두(MIRV)가 들어있다. 사거리 1만3천㎞, 100kt(1kt=TNT 1천t의 폭발력) 위력의 핵탄두를 총 154발 탑재해 한 척으로 웬만한 국가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료=내셔널 인터
오하이오급 전략 핵잠수함(SSBN) USS 테네시, 미국은 오하이오급 핵잠수함을 14척 보유하고 있다. 핵연료 재보급 없이 9년간 기동 가능하며 최고속도는 잠항시 20노트(37.04km/h) 이상이다. SLBM(트라이던트-2 D5)을 탑재할 수 있는 발사관 22개를 갖추고 있다. SLBM 1발당 각각 8∼12개의 독립 목표 재돌입 탄두(MIRV)가 들어있다. 사거리 1만3천㎞, 100kt(1kt=TNT 1천t의 폭발력) 위력의 핵탄두를 총 154발 탑재해 한 척으로 웬만한 국가를 소멸시킬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료=내셔널 인터레스트(national interest)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은 핵전쟁시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사일로에 보관·발사된다(왼쪽). 탄두는 W62, W78, W87 탄두를 사용한다. W62 탄두는 2010년 퇴역했다. W78 탄두는 335~350Kt 위력을 낼 수 있다. W87은 300Kt 위력을 낼 수 있으며 최대 3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미니트맨-3 발사 장면(오른쪽) 미국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가 2021년 8월 11일(현지시간) 밤 12시 53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했다. 미 공군은 이번 시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은 핵전쟁시 생존성을 높이기 위해 사일로에 보관·발사된다(왼쪽). 탄두는 W62, W78, W87 탄두를 사용한다. W62 탄두는 2010년 퇴역했다. W78 탄두는 335~350Kt 위력을 낼 수 있다. W87은 300Kt 위력을 낼 수 있으며 최대 3발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미니트맨-3 발사 장면(오른쪽) 미국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가 2021년 8월 11일(현지시간) 밤 12시 53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미니트맨-3을 시험 발사했다. 미 공군은 이번 시험발사가 세계 정세나 지역 긴장에 대한 대응이 아닌 정례적인 시험 발사라고 설명했다. 사진=AFGSC 홈페이지 캡처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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