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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 시한폭탄 떠오른 '숨은 부채 11조弗'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5 18:22

수정 2024.07.15 18:22

WSJ "지방정부 프로젝트 남발
특수목적법인으로 빚더미 앉아"
8000억달러 디폴트 가능성도
올해 2·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이 시장 예측치를 크게 밑도는 가운데 지방 정부의 숨겨진 '빚'이 중국 경제를 위협한다는 주장이 또다시 제기됐다. 전문가들은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은 지방의 빚이 중앙 정부보다 2배 많다고 경고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중국 안팎의 경제학자들을 인용해 공식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중국 지방 정부의 빚이 7조~11조달러(약 9680조~1경5211조원)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중앙 정부 부채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정확한 금액을 계산하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과거 198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 이후 중국 경제를 이끈 것은 지방정부의 건설 사업이었다.
지방 정부들은 무차별적으로 지방채를 발행해 사회기반시설과 주택 건설에 나섰다. 이에 중국 중앙 정부는 1994년부터 지방 정부가 직접 채권을 발행하지 못하게 금지하고 반드시 중앙 정부를 거쳐서 채권을 발행하도록 강제했다. 이는 지방 정부의 빚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지방 정부들은 자금조달용 특수법인(LGFV)을 만들어 꼼수로 돈을 빌렸다. 이들은 중국에서 소위 '투자개발집단' 혹은 '도시투자공사'로 불리고 있다.

LGFV는 일단 회사채 발행 및 은행 대출을 통해 자금을 끌어 모은 다음 낙후된 지역에 고속도로나 철도, 다리 등을 건설하는 개발 사업을 벌이거나 토지 사용권을 판매했다. 개발 사업이 완료되면 사업에서 나온 사용료 등으로 빌린 돈을 갚는 방식으로 지역 사회의 건설 경제를 떠받쳤다.

중국 중앙 정부는 지방 정부가 계속 제도를 피해 빚을 늘리자 지난 2014년에 지방 정부의 채권 직접 발행을 허가하면서 빚을 직접 책임지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 결과 중국 지방 정부는 지방채 발행과 LGFV를 동시에 이용해 빚을 부풀렸다. LGFV를 이용한 자금 조달 방식은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5%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에는 어느 정도 유지됐다. 그러나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코로나19 이후 약 3년에 걸쳐 침체됐고, 주요 LGFV들은 분양 미달 등으로 자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처럼 빚으로 빚을 갚는 행태는 LGFV 역시 비슷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2022년 발표에서 중국 LGFV의 연간 지출 가운데 80~90%는 신규 차입으로 충당한다고 경고했다.

이러다 보니 중국의 지방 도시에서는 돈을 빌리기 위한 엉뚱한 사업이 반복된다. WSJ는 중국 구이저우성 류판수이에서 스키장 건설 등 23개의 관광 사업을 위해 6개의 LGFV를 설립했지만 정작 현지에서 1년 중 눈이 오는 시기는 2개월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WSJ를 비롯한 외신들은 LGFV의 가장 큰 문제가 지방채와 달리 정확한 부채 규모 및 상환 가능성을 알 수 없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정부들이 산하 LGFV의 재정 상태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WSJ는 LGFV 부채 가운데 8000억달러(약 1106조원) 규모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미 시장조사업체 로디엄그룹은 지난해 약 2900개의 중국 LGFV를 검토한 결과 이자 지급 및 단기 부채 상환이 가능한 법인은 약 20%에 불과하다고 진단했다. IMF는 중국 전역의 LGFV 부채가 2022년에서 2028년까지 60% 증가한다고 예상했다.

이처럼 '시한폭탄'같은 중국의 부채 문제는 경제 성장이 둔해질수록 더욱 심각해질 전망이다.


15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2·4분기 중국 GDP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7%였다. 이는 서방 언론들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5.1%)에 크게 못 미친다.
중국의 GDP 성장률은 지난해 3·4분기에 4.9%에서 다음 분기에 5.2%, 올해 1·4분기 5.3%를 나타내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2·4분기에 기세가 꺾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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