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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 수입량 줄었지만...3만원짜리 '가성비 위스키' 인기는 여전

이정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1 14:04

수정 2024.07.21 14:04

편의점 CU는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차별화 위스키 브랜드 프레임(FRAME)을 내고 1ℓ에 1만5000~1만9000원짜리 위스키를 선보였다. BGF리테일 제공
편의점 CU는 올해 4월 업계 최초로 차별화 위스키 브랜드 프레임(FRAME)을 내고 1ℓ에 1만5000~1만9000원짜리 위스키를 선보였다. BGF리테일 제공

[파이낸셜뉴스] 소비침체 속 하이볼용 '가성비(가격 대비 품질) 위스키'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홈술(집에서 마시는 술)·혼술(혼자 마시는 술)' 열풍 속 1만~5만원대의 부담 없는 가격에 꾸준히 인기인 하이볼용으로 수요가 꾸준하다. 제3세계 위스키 등 새로운 가성비 위스키 발굴 경쟁도 치열하다.

21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위스키 수입량은 3만586t(톤)으로 전년과 비교해 13.1% 늘어난 반면, 수입액은 2억5957만달러(약 3483억원)로 전년보다 2.7% 감소했다. 수입량 증가에도 수입액이 줄어든 건 저가 위스키 수입이 늘어난 영향이다.

다양한 주류 구색을 갖춘 대형마트에서도 저가 위스키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이마트의 지난해 5만원 미만 위스키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21.5% 늘었고, 올해 1~6월에는 5만원대 이하 위스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7.4% 증가했다. 산토리가쿠빈(4만2000원), 짐빔화이트(3만3000원대), 제임슨 스탠다드(3만5000원대) 등이 인기다.

가성비용 위스키 수입 경쟁도 치열하다. 편의점에선 고물가에 숙성 연수를 표기하지 않은 무연산, 일명 NAS(No Age Statement) 위스키를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무연산 위스키는 스카치위스키협회(SWA) 법령의 최소 기준에 해당하는 숙성 기간 3년 이상의 원액을 자유롭게 섞어 만드는 위스키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이런 추세에 발맞춰 올해 3월 제3세계 위스키인 호주 위스키 'NED 위스키'를 내놨다. 700ml에 2만9000원대로, 호주 현지에서 판매되는 시중가에 비해서도 최대 50%가량 저렴하다. 가성비 위스키 인기 속 NED위스키는 지난달 기준 700㎖ 이상 위스키 가운데 매출 1위를 기록했다. 2019년 연산 위스키와 비교해 절반 수준(54.9%)이었던 무연산 위스키 매출 비중은 지난해에는 84.9%까지 늘었다. CU 관계자는 "코로나19를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위스키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고연산 위스키 물량이 품귀를 빚으며 업체들도 무연산 위스키 출시에 더 힘을 싣고 있다"며 "물가 부담이 커지며 소비자들도 보다 저렴한 제품을 찾아 무연산 위스키가 일반화 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최근 한국에 첫선을 보인 뱅크홀 싱글몰트 위스키도 가성비 위스키 트렌드를 겨냥했다. 남성적인 면모를 강조하는 기존 위스키 이미지에서 벗어나 24~40세의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부드러운 목 넘김을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2022년부터 시작된 위스키 인기에 다양한 위스키가 출시되며 선택권도 한층 넓어졌다"며 "고물가 영향 속 한동안 중저가 위스키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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