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자신의 부통령 후보 러닝메이트로 지명한 JD 밴스(공화·오하이오) 상원 의원에 대한 동맹국들의 우려가 벌써부터 제기되고 있다.
밴스 의원은 고립주의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더 골수 고립주의자여서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의 안보 동맹이 크게 약화할 것이란 우려다.
15일(현지시간) 공화당전국대회(RNC)에서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트럼프는 앞서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총격을 받았지만 살아남은 뒤 사실상 이번 대선 승리를 확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의 집권 2기는 '아메리카 퍼스트(미국 우선주의)'가 더 철저하게 미국의 외교·국방·통상 원칙으로 자리매김할 것임을 예고한다.
불안한 유럽
밴스는 16일(현지시간) 유럽이 미 안보 보장에 의지해 "자체 안보를 등한시하고 있다"며 유럽을 비판했다.
유럽이 군비확장 노력을 기울이지 않으면 미국의 안보 우산은 더 이상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였다.
밴스는 아울러 우크라이나에도 러시아와 휴전 협정에 나설 것을 요구했다.
그는 특히 유럽이 국방비를 충분히 지출하지 않고 있는 점을 강하게 비판해왔다.
밴스는 지난 2월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미국이 해마다 국방비로 1조달러 가까운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유럽은 자체 방어에 돈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미국인들이 유럽 안보를 위해 세금을 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이 유럽에 안보 담요를 너무 오랫동안 제공해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유럽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쟁 부담을 나눠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시아 군비 경쟁 강화하나
스스로를 산골 시골뜨기(힐빌리)라고 부르는 올해 39세의 아이비리그 출신 정치 분석가 밴스는 트럼프가 이번 대선 경선에서 대세가 된 뒤 열렬한 트럼프 지지자로 탈바꿈한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를 트럼프보다 더 앞장서 설파하는 인물로 미 동맹들이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해 더 크게 우려하는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
밴스의 지지를 바탕으로 트럼프는 한국에 주한미군 주둔 분담금 대폭 인상 등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집권 시기에는 온건파인 마이크 펜스가 부통령으로, 또 군 주요 경력을 지닌 노련한 안보 전문가들이 안보 분야 보좌관을 맡으면서 트럼프의 예봉이 무뎌졌다. 그러나 이번에 다시 집권하면 트럼프는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온전히 활용하면서 한국을 크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아울러 조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강하게 일본에 미국의 안보 역할 분담을 요구할 전망이어서 일본 군비 확장이 예상된다.
이에 맞서 중국이 군비를 더 늘리고, 중국과 남중국해를 공유하는 필리핀,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도 연쇄적으로 군비 확장에 나설 수 있다.
아시아가 군비 경쟁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보다 더 과격
유럽의 미 동맹들은 크게 긴장하고 있다.
독일 집권 사민당의 외교분야 대변인 닐스 슈미트는 밴스가 "트럼프보다 더 급진적"이라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 군사 지원을 모두 끊으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슈미트 대변인은 "그런 점에서 밴스는 트럼프보다 더 한 고립주의자다"라고 못 박았다.
밴스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엇 방공미사일 시스템을 추가로 지원하기로 한 와중에도 계속해서 우크라이나에 휴전을 요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이 미국에 최대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런 주장은 지난달 평화협정을 시작하자며 휴전을 제안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한편 밴스 외에도 현재 트럼프가 집권하면 외교를 총괄할 국무장관으로 유력한 릭 그레넬 역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은 없을 것이라며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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