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지키고 있는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도 자신을 향한 공격 수위가 높아지자 '폭로전'에 나서는 등 반격에 나섰다. 나경원 후보가 이재명 전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해 한 후보의 책임론을 제기하자 한 후보는 자신이 법무부 장관이었던 당시 나 후보가 자신에게 사건을 청탁했다고 밝힌 것이다.
원희룡 후보가 주요 공격포인트로 삼고 있는 채상병 특검법 수용 주장과 관련해서도 한 후보는 고위공직자수사처 수사가 특검보다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17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오는 23일 전당대회 본행사를 제외하면 당 공식 일정은 이날 개최된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를 끝으로 종료되며, 두 차례의 방송토론회만 남은 상황이다.
당원 투표는 사흘 뒤 시작된다.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반영 비율 80%인 당원 투표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며, 20%에 해당하는 일반 여론조사는 오는 21~22일 이틀간 실시될 예정이다.
당권 경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후보들의 네거티브도 경쟁도 한층 치열해졌다. 한 후보는 이날 CBS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나 후보를 향해 자신에게 "나 후보 본인의 (2019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사건 공소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하신 적 있지 않냐"며 "(저는) 거기에 대해서 그럴 수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그간 나 후보는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과 총선 비상대책위원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한 후보를 공격해왔다. 특히 이날 토론에서 나 후보는 "외화내빈이라는 말이 딱 맞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이재명 대표를 그 당시 구속 기소하겠다고 했는데 체포영장이 기각됐다"며 "책임을 느끼냐"고 따져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 사안에 개입할 수 없다"며 나 후보의 '공소취소 청탁' 의혹을 폭로한 것이다.
토론이 끝난 뒤에도 한 후보의 폭로를 두고 "역시 한동훈 후보의 '입'이 우리 당 최대 리스크(나경원)", "무차별 총기난사(원희룡)" 등의 지적이 이어지는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 공방이 이어졌다.
조건부(제3자 특검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제안한 한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특검보다 공수처 수사가 더 위험하다는 새로운 논리를 꺼내들기도 했다. '탄핵은 곧 윤석열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진다'는 나·원 후보의 논리에 맞서면서다. 한 후보는 "지금 공수처 수사는 문재인 정권 당시 임명된 검사들이 주도하고 있다"며 "공수처 수사팀이 보이고 있는 수사의 행태를 보면 어쩌면 특검보다도 훨씬 더 공격적인 결과를, 우리가 동의할 수 없는 그런 결과를 금년 간 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주장했다.
원 후보는 한 후보의 '사법리스크'까지 언급하면서 막판 프레임 전환을 시도 중이다. 한 후보가 법무부 장관 시절 댓글팀을 운영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원 후보는 "사실이라면 (드루킹 사건) 김경수 지사처럼 징역 2년의 실형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고, 아무리 당내에서 보호하려 해도 보호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야당도 여권 싸움에 불을 지피면서 전당대회는 막판까지 과열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 후보의 댓글팀 운용 의혹을 수사당국이 즉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한 가운데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후보는 한 후보가 제기한 나 후보의 '공소 취소 청탁' 주장과 관련해 "수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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