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HTS 강의에 수강생 북적
"부동산보다 소액으로 수익 재미"
"오늘 배운 걸 토대로 본인만의 투자 방법을 만들어 발전시켜야 합니다. 아시겠죠?"
"부동산보다 소액으로 수익 재미"
지난 11일 한국투자증권 서울 충정로 교육장에서는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나만의 화면 만들기'를 주제로 투자자 교육이 진행됐다.
교육이 끝나기가 무섭게 머리가 하얗게 센 '실버' 수강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4개월째 교육을 듣고 있다는 박인수씨(70)는 이들 중에서도 모범생으로 꼽힌다. 1시간 가까이 홀로 남아 교육을 담당한 한국투자증권 고객센터 김치원 고객교육팀장과 질의응답을 이어갔다. 평소 전력설비주에 관심이 많았다는 박씨는 "교육을 들으면서 투자에 자신감이 붙었다"고 전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매주 2~3회 충정로 교육장에서 투자자 교육을 실시한다. 국내외 주식 주문방법과 HTS 사용방법 등 주식투자에 필요한 기초적 내용이다.
특정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것은 아니지만 교육장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은 60대 이상 실버세대다. 11일 교육에 참석한 30명의 수강생 가운데 20여명이 6070 투자자였다. 주식투자 방법을 물어볼 곳이 없어 답답함을 느끼는 '늦깎이' 투자자들이 많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3년 전 주식투자를 시작했다는 박인수씨는 평소 투자할 종목을 선정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었다. 소위 투자 전문가로 불리는 이들의 유튜브 영상을 봐도 젊은 세대를 타깃으로 한 '단타매매 기법' 영상이 많아 큰 도움이 되진 않았다고 한다.
투자경력 10년 동안 주식 공부를 위해 사설 강연도 여러 차례 찾았었다는 홍종해씨(66)는 "회원가입이나 상품 매수를 요구받았던 적도 있다"며 고개를 내저었다. 주변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은 일도 적지 않다. 새내기 투자자인 이해성씨(58)는 주식투자를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고정관념'을 꼽았다. 너무 늦은 나이에 투자를 시작했다는 이유로 '망하려고 작정했냐' '있는 돈이라도 지켜야 한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들었다.
그럼에도 투자를 하는 것은 '미래'를 위해서다. 홍씨는 "은퇴 후 나이 들어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결국 부동산이나 주식"이라며 "부동산은 큰 목돈이 들어가는 반면, 주식은 나만의 투자 원칙만 있다면 재미도 느끼며 수익도 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실버 수강생들의 주요 관심사는 국내주식이다. 특히 금리인하 기대감에 반등세를 탄 바이오주, 인공지능(AI) 모멘텀을 등에 업은 전력설비주를 들여다보고 있단다. 이씨는 "관심 종목의 매수 시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어렵다"며 "외국인, 기관의 자금 유입 흐름을 집중해서 보라는 (투자자 교육) 팀장님의 말을 듣고 실천중"이라고 전했다.
박씨도 "전력설비주나 고대역폭메모리(HBM) 장비주에 관심이 많다"며 "적절한 매수·매도 타이밍을 더 잘 알고 싶은마음이 크다"고 했다.
한국투자증권의 투자자 교육은 2시간가량 진행됐다. 수십개의 HTS 메뉴창 가운데 해당 화면이 주식투자를 할 때 '왜 필요한지'에 대한 설명이 주를 이뤘다. 주식투자를 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하는 단어에 대한 교육도 있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지수가 무엇인지, 이 지수에 편입되면 유입되는 패시브 자금은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 등이다.
nodelay@fnnews.com 박지연 이주미 김찬미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