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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민관 하나로 뛰어 따낸 체코 원전 24조 수주 쾌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8 18:31

수정 2024.07.18 18:31

기술·신뢰·외교력으로 잭팟 터뜨려
원전 생태계 복원하고 투자 늘려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황수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오른쪽)과 황수호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체코 신규원전 건설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대규모 원전 수주 낭보가 날아들었다. 체코 정부는 지난 17일 두코바니 신규 원자력발전소 수주전에서 한국 기업들로 구성된 팀코리아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수주금액은 24조원에 이른다. 바라카 원전보다 4조원 이상 많은 규모다.

탈원전 정책을 편 문재인 정부 시절 한국 원전산업은 폐망 직전의 위기에 내몰렸다.
국내 원전 4기 건설 계획은 백지화됐고 원전산업 생태계가 무너졌다. 그런 마당에 원전 수출은 시늉이나 하는 형편이었다. 한국에서 폐기한 원전을 외국 정부가 수용할 리 만무했다.

이번 대규모 수주는 탈원전이 얼마나 무모한 판단이었는지와, 윤석열 정부의 원전 부활 정책이 옳은 방향이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부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을 국정과제로 제시하며 원전 복원을 독려했다. 체코 원전 수주가 그 첫 결실이다. 이제 다시 시작하는 것에 불과하다. 원전 수출을 더욱 확대하여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쾌거는 유럽의 본거지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를 꺾고 거머쥔 승리라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1982년 유럽형 원전을 도입해 사업을 시작했던 한국이 40여 년 만에 유럽에 수출하는 국가로 성장한 것이다. 축적된 기술력과 경쟁력을 다시 평가받은 것도 고무적이다. 체코 총리는 "모든 기준에서 한국이 제시한 조건이 우수했다"고 밝혔다. 예산과 공기를 정확히 지키는 한국 기업의 근성도 높이 평가했다. 우리 기업의 자산이자 밑천인 성실성과 신뢰도를 인정받은 것이다.

체코 수주는 더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체코는 테믈린 지역에서도 원전 2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이곳까지 수주하면 총 40조원이 넘는 잭팟을 터뜨리는 셈이다. 유럽은 지금 곳곳에서 원전 회귀 물결이 일고 있다. 영국, 폴란드, 루마니아 등에서 추가 발주가 예상된다. 체코의 수주 경험을 되살려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민관 원팀의 활약과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도 찬사를 받을 만하다. 체코의 수주 입찰이 개시된 게 2022년 3월이었다. 한국수력원자력,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으로 구성된 팀코리아는 그때부터 워룸을 가동해 전략을 짜고 현지를 찾아 세일즈를 벌였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DC에서 체코 대통령과 회담하며 마지막 설득을 했다고 한다. 이에 앞서 산업부 장관을 비밀리에 특사로 파견해 체코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달하며 막후에서 지원했다. 이번 수주는 기업과 정부가 원팀으로 총력을 기울인 결실인 것이다.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인공지능(AI) 시대에 원전은 더없이 절실한 에너지다.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서도 원전은 반드시 필요하다. 세계 각국이 줄줄이 탈원전 폐기를 선언한 이유이기도 하다. 글로벌 원전 수주전과 기술 대결은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다. 우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인프라 투자가 수반돼야 한다. 망가진 생태계 복원에 더 속도를 내야 하고 기술 인재 육성도 시급하다.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국회도 원전 강국의 위상을 되찾는 데 힘을 보태기 바란다.
원전 업계의 절박한 과제인 고준위방사성폐기물특별법 처리부터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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