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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만원짜리 가방, 393만원에 팔았다..디올·아르마니 압수수색 [명품價 이야기]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19 15:54

수정 2024.07.19 15:54

이탈리아 공정위, 노동착취 의혹 디올 압수수색
디올 북 토트 백/사진=디올 공식 홈페이지 캡처
디올 북 토트 백/사진=디올 공식 홈페이지 캡처

[파이낸셜뉴스] 이탈리아 당국이 프랑스 명품 브랜드 크리스찬 디올(Christian Dior)과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아르마니(Armani)의 노동자 착취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중국인 불법체류자 고용해 24시간 일 시킨 디올

17일(현지시각) 안사(ANSA)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공정거래위원회(AGCM)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전날 금융 경찰과 함께 이탈리아에 있는 두 회사의 사업장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AGCM는 "두 회사의 계약업체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적정 임금을 받지 못하거나, 법정 근로시간을 넘기거나, 건강·안전상 부적절한 환경에서 근무해야 했다"며 "이는 두 회사가 자랑한 장인 정신과 우수한 제작 기술과는 대조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밀라노 법원은 지난달 10일 하청업체의 노동착취를 방치한 혐의로 디올 이탈리아 지사의 가방 제조업체에 1년간 사법행정관 감독을 받으라고 명령했다.

법원 결정문에 따르면 하청업체 4곳은 불법 중국인 체류자를 고용해 24시간 휴일 없이 가방을 생산했다. 이렇게 생산한 가방의 원가는 53유로(약 8만원)에 불과했으나 디올은 매장에서 2600유로(약 393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AGCM 조사와 관련해 디올 측은 성명을 통해 "당국 조사에 협력할 것"이라며 "불법 관행이 드러난 공급 업체와는 협력을 중단했고, 다른 업체들에 대한 점검도 강화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아르마니도 10시간 일 시키고 2~3유로 지불

한편 아르마니도 지난 4월 법원으로부터 디올과 비슷한 처분을 받았다.


아르마니의 하청업체는 10시간 일한 노동자에게 2∼3유로(약 3000∼4500원)를 지불하며 가방을 만들게했다. 이렇게 생산한 가방을 아르마니 공급업체에 93유로(약 14만원)에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이 공급업체는 아르마니에 250유로(약 38만원)에 재판매했으며, 매장에서 1800유로(약 272만원)에 판매된 것으로 드러났다.

아르마니 측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당국의 조사에 전적으로 협조할 것이며 혐의가 타당하지 않다고 믿고 있다"며 "조사 후 긍정적인 결과를 확신한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장인들이 높은 기술력으로 제품을 제조한다는 점을 홍보하며 명성을 유지해 온 명품 브랜드에 이번 조사는 큰 타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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