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뷰티 패션

더 색다르게 더 유쾌하게...플래그십매장에 공들이는 패션업계 속내는?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0 06:00

수정 2024.07.20 06:00

서울 강남구에 오픈한 '말본6451 도산플래그십스토어' 전경
서울 강남구에 오픈한 '말본6451 도산플래그십스토어' 전경

성수동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코닥 어패럴 플래그십스토어 '코닥코너샵'
성수동 인증샷 명소로 떠오른 코닥 어패럴 플래그십스토어 '코닥코너샵'

[파이낸셜뉴스] 패션업계가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 전달을 위해 플래그십스토어(Flagship Store)의 명소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제품 판매보다는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이색 경험'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하면서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브랜드 이미지 '지휘'하는 플래그십 매장

20일 업계에 따르면 플래그십스토어는 지휘선을 뜻하는 플래그십(Flagship) 영어에서 기원한 것이다. 브랜드를 대표하는 주력매장을 지칭한다. 한시적 이벤트성으로 운영하는 팝업스토어와는 상반된다.


지금까지 플래그십스토어는 브랜드의 대표 매장에 머물며 고객이 방문하기를 기다리는 수동적 영업 방식이 다수였다. 하지만 이제 트렌드에 민감한 MZ소비자를 겨냥해 기존의 상품 진열, 매장 동선 등 획일적 운영에서 탈피하고 있다. 오직 플래그십스토어에서만 만날 수 있는 아티스트 협업 한정판, 전용 굿즈 등으로 자발적 발길을 이끌고, 매출과 직결되지 않더라도 브랜드 헤리티지를 참신한 방식으로 향유할 수 있는 포토존, 휴게공간을 마련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인다.

이 같은 변화는 색다른 공간과 경험에 매력을 느끼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온라인과 달리 직접 눈으로 보고, 만져볼 수 있다는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을 십분 살려 플래그십스토어를 브랜드 경험의 장으로 활용하며, 소비자 접점 확대 및 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 깔려 있다.

강남·성수 핫플... '인증숏 명소'로 유명

지난 달 말본골프는 크리에이티브 디자인 스튜디오 '슈퍼픽션'과 협업한 티셔츠 컬렉션 출시 기념으로 강남 도산대로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 '말본6451' 외관을 슈퍼픽션의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꾸몄다.

말본골프의 여름 캠페인 '파라다이스 인 플레이'를 슈퍼픽션의 독창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일러스트는 슈퍼픽션 캐릭터가 커다란 말본골프 버킷(BUCKETS) 캐릭터를 들고 있거나, 여름 캠페인 영상 배경이었던 멕시코에서 골프를 즐기는 위트 있는 디자인의 포토존을 마련해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말본6451에서만 단독 판매하는 티셔츠는 한정판으로만 선보여 희소성을 높였다. 말본골프는 이번 협업 티셔츠 출시를 시작으로 다양한 말본 6451 한정 제품을 선보이며 플래그십스토어만의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고 소비자와 더욱 적극 소통할 계획이다.

성수동에 가면 눈길을 사로잡는 노란색 외관의 매장이 있다. 바로 코닥어패럴의 플래그십스토어 '코닥 코너샵'이다. 지난 1월 문을 연 이 곳은 매장 내외부 곳곳에 포토존을 마련해 2030 고객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성수 핫플레이스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제품을 사러 온 고객뿐 아니라 브랜드 헤리티지를 반영한 매장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도 많다. 다양한 그래픽 스티커를 활용해 즉석에서 맞춤 에코백과 티셔츠를 만들어주는 '커스텀 굿즈 존', 성수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성수 익스클루시브 굿즈'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돼 있어 하루 평균 400명의 방문객으로 항상 북적인다.

캉골도 신규 컬렉션 출시에 맞춰 홍대에 위치한 플래그십스토어를 리뉴얼하며, 브랜드 헤리티지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 구성에 주력했다. 오토바이 헬멧과 벨트를 제조했던 캉골의 과거 역사와 연계해 브랜드 정체성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한 인테리어가 특징이다. BMW와 협업해 과거 모델을 재해석해 복각한 대형 바이크를 1층에 전시했다.
3층에는 협업 바이크 브랜드 3사의 히스토리와 굿즈를 진열하고, 고객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BMW 100주년 한정판 모델의 시승도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흥미로운 콘텐츠로 꽉 채운 플래그십스토어는 그 자체만으로도 광고판"이라며 "매장을 들어서는 순간 브랜드를 잘 모르던 고객들도 신규 고객으로 유입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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