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중랑천으로 한 여성이 들어가고 있어요."
지난 18일 오전 7시17분쯤 서울 중랑경찰서 중화지구대 최영환 경위(45)와 이시은 순경(32)은 이 같은 시민 신고를 접수하고 즉시 현장으로 출동했다. 마침 중랑천 인근에서 재해취약지역 연계 비상근무 중이었다.
당시 서울 전역에 기상청 호우경보가 내려진 가운데 중랑구에는 시간당 100㎜ 물폭탄이 떨어지고 있었다. 중랑천 수위가 상승해 동부간선도로 양방향 교통과 산책길 모두 전면 통제됐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50대 여성 A 씨(57)는 이미 가슴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 "살기 싫다"며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려 하자 최 경위는 망설임 없이 맨몸으로, 물속에 뛰어 들어갔다.
폭우로 수위가 올라간 상태에서 유속이 빨라 구조하기 매우 위험한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최 경위는 신속 대응해 무사히 A 씨를 물 밖으로 데리고 나올 수 있었다. 신고 접수 4분 만이었다.
뒤이어 119 구급대가 도착했고 A 씨는 건강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사고 당시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시민들 만류에도 물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최 경위는 "당시 소방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이었는데 시민 생명 구조가 일차적인 목적이라고 생각했다"며 "구조 장비 챙길 시간보다는 천 안쪽으로 들어가는 A 씨 구조가 급하다고 판단해 위험을 무릅썼던 것 같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면서 "침수된 체육공원 바닥에 어떤 것이 있는지 평소 근무하면서 다 파악하고 있었다"며 "경찰 본인 안전에 유의하면서 물속으로 들어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집중 호우 속 물에 잠긴 중랑천변에서 자살하기 위해 들어간 요구조자를 신속 발견했다"며 이후 "직접 구조해 소중한 생명을 구해 체감 안전도 향상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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