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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쌍둥이 임신, 합병증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가능한가?

강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2 14:48

수정 2024.07.22 14:48

서울아산병원,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 ‘태아내시경’ 국내 최다 300건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이미영, 원혜성 교수(왼쪽부터)가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를 위해 태아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이미영, 원혜성 교수(왼쪽부터)가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를 위해 태아내시경 수술을 시행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최근 출산 연령 상승과 보조생식술의 발달로 쌍둥이 임신이 늘면서 관련 합병증인 쌍태아 수혈증후군 발생이 많아지고 있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태반 내 비정상적으로 연결된 혈관을 통해 한 쪽 태아에서 다른 태아로 혈액이 공급되며 발생한다. 한 쪽 태아는 혈액이 부족해 성장저하와 양수부족을 겪고 다른 태아는 혈액 과다로 심장기능이 떨어진다. 치료하지 않으면 쌍둥이 모두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합병증이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는 쌍태아 임신의 치명적인 합병증인 쌍태아 수혈증후군을 치료하고자 태아내시경 수술을 적극 시행해왔으며, 최근 국내 최다인 300건 기록을 달성했다고 22일 밝혔다.

쌍태아 수혈증후군은 일란성 쌍태아의 약 10~15%에서 나타난다.
태아내시경이 도입되기 이전에는 양수과다 증상을 보이는 태아 쪽의 양수를 반복적으로 제거해 산모의 증상과 태아 상태를 일시적으로 호전시키고 조기 진통을 예방하는 정도에 그쳤다. 하지만 태아치료 기술이 나날이 발전해 생명이 위급한 쌍태아도 엄마 뱃속에서 조기 치료하면 완치까지 가능해졌다.

태아내시경 수술은 태아 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함으로써 두 태아 모두를 살리는 가장 효과적이고 근본적인 치료 방법이다. 우선 양쪽 태아를 연결하고 있는 혈관을 없애기 위해 엄마의 배꼽을 통해 자궁 안에 태아내시경을 삽입한다. 그 다음 혈관 상태를 관찰하면서 레이저로 혈관 사이에 흐르는 혈액을 응고시켜 태아간의 혈류 연결을 차단한다. 이 과정은 약 30분 이내로 진행된다. 레이저 치료가 끝나면 늘어나 있는 양수를 빼내 압력을 낮춰주는 치료가 15분 정도 이뤄진다. 보통 1시간 이내면 모든 치료가 끝난다.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의 최근 태아내시경 치료 후 태아 생존율은 89% 이상으로 세계적 수준의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 수술 이후 14일 이내에 양수가 터지거나 조기진통이 발생하는 경우는 2% 이내로 매우 낮았다.


원혜성 서울아산병원 태아치료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은 “태아내시경을 통한 쌍태아 수혈증후군 치료는 국내에 도입된 후 높은 성공률을 보이며 안전한 수술로 자리매김 해왔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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