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잇단 급발진 이슈에…페달 블랙박스 판매·문의 '쑥'

장유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2 14:49

수정 2024.07.22 14:49

지난 10일 인천 시내 한 자동차용품 시공업체에서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있다. 뉴스1
지난 10일 인천 시내 한 자동차용품 시공업체에서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고 있다. 뉴스1

[파이낸셜뉴스] 이달 초 발생한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페달 블랙박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급발진 진위를 가리는 데 녹화된 페달 영상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급발진 의심 사고가 증가하며 페달 블랙박스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만큼 향후 관련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시청역 역주행 사고 이후 블랙박스 업체의 페달 블랙박스에 대한 판매·문의량이 이전 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

팅크웨어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하고 분석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면서도 "일단 현재로선 페달에 다는 블랙박스 판매 추이가 우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

파인디지털도 페달 블랙박스 관련한 주문이 폭증했다.
이 때문에 현재 준비된 페달 블랙박스 물량이 모두 매진돼 예약판매로 전환한 상태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페달 블랙박스 문의가 이전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현재는 예약판매로 전환, 예약 제품은 오는 9월부터 순차적으로 출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페달 블랙박스란 액셀, 브레이크 등 운전석 하단의 페달을 녹화하는 블랙박스를 말한다. 의자 밑에 설치해 가속 페달을 밟았는지, 브레이크를 밟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간 업계에선 이를 페달 블랙박스 대신 3~4채널 등 '다채널 블랙박스'로 불러왔다. 차량 전후방을 뜻하는 기존 2채널 블랙박스 외에 운전자가 촬영을 원하는 곳에 추가로 블랙박스를 설치하기 때문이다.

실제 블랙박스 업계 1위 팅크웨어는 지난 2017년 4월 적외선(IR)카메라를 탑재한 실내용 블랙박스를 출시했다. 이는 운전자가 실내 촬영을 원하는 곳에 설치할 수 있는 블랙박스로 주로 운수업 종사자들이 많이 사용했다. 해당 블랙박스를 페달에 설치하면 페달 블랙박스가 됐던 셈이다. 다만 당시 일반 운전자들 사이에선 수요가 거의 없어 널리 보급되진 못했다.

하지만 2022년 이후 자동차 급발진 문제가 본격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많은 업체가 페달을 타겟으로 한 블랙박스를 내놓기 시작했다. 팅크웨어의 경우 2023년 10월 급발진이라는 키워드로 페달캠을 포함한 블랙박스 패키지 제품을 출시했다. 같은 해 11월 파인디지털은 급발진 의심 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페달캠을 포함한 3채널 블랙박스를 기획, 출시했다.

이후 지난 1일 16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역주행 사고에 이어 국립중앙의료원 택시 돌진 사고, 성북구 아파트 주차장 사고 등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하는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며 페달 블랙박스에 대한 관심이 또 한 번 높아졌다. 국내에선 급발진을 주장하려면 운전자가 이를 입증해야 하는데, 페달 녹화 영상이 급발진을 입증할 가장 확실한 수단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운전자들은 혹시 모를 사고에 대비해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려고 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페달 블랙박스 설치에 대한 논의에도 불이 붙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7일 자동차관리법 시행령을 일부 개정, 제조사가 페달 블랙박스를 포함한 안전장치를 설치하는 등 안전 강화 활동을 하면 과징금을 감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페달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운전자에겐 자동차 보험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블랙박스 업계도 페달 블랙박스가 급발진 책임 소재를 가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향후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급발진 주장 사고가 증가함에 따라 페달 블랙박스 도입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업계는 시장 수요에 발맞춰 제품을 개발,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welcome@fnnews.com 장유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