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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다시 역성장 우려, 내수 부진 등 당면 과제 풀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2 18:09

수정 2024.07.22 18:09

7월 실적 18% 증가한 수출만 호황
내수 죽쑤고 자영업 연체율 최고
관세청은 22일 7월 1~20일 수출 371억7100만달러, 수입 372억21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8%(59억달러), 14.2%(46억3000만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관세청은 22일 7월 1~20일 수출 371억7100만달러, 수입 372억21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8%(59억달러), 14.2%(46억3000만달러)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5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날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화상
우리 경제는 확연한 회복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곳곳에 박힌 암초들이 전진을 가로막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4분기에는 역성장마저 우려되고 있다.
잘되는 것은 수출뿐이다. 관세청은 22일 7월 1∼20일 수출액(통관 기준 잠정치)이 371억71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수출이 주도하는 경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스럽다. 수출은 우리 경제를 떠받치는 기둥과도 같다. 그러나 수출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강점이자 약점이다. 수출은 앞으로도 경제를 이끌어야 하고 정부도 적극 지원해야 하겠지만, 국제적 환경에 취약하다. 세계 불황은 우리 경제에 직격탄을 날리고, 그중에서도 반도체와 자동차 등 일부 품목에 미치는 영향력이 매우 크다.

결국 수출과 더불어 내수를 탄탄하게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 내수 흐름은 계속 부진하다. 고물가로 소비자는 지갑을 열지 않는다. 수출 분야의 성과가 내수로 흐르는 낙수효과가 나타나야 하는데 일부 품목에 한정되다 보니 그렇지 못하다.

소비자를 국내에 붙잡아 놓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국내 카드 사용액은 최근 계속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5월 서비스수지 가운데 여행수지는 8억6000만달러 적자였다. 외국인이 국내에서 쓴 돈보다 내국인이 해외로 나가서 쓴 금액이 많은 탓이다. 해외여행 규모는 2019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자영업의 지속적 불황도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영업 비중이 높은 우리 경제구조는 장기적으로 바꾸는 게 맞는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자영업의 추락 속도는 너무 빠르다. 소비 감소와 외식문화의 변화와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은 10년 내 가장 높게 치솟았고, 저축은행 연체율은 10%에 육박한다. 자영업 대출자 10명 가운데 6명은 다중채무자로, 이들은 평균 4억2000만원의 빚을 안고 있다. 상환 연기 등 정부의 지원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최근의 호황은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고 반짝 반등에 그칠 공산이 크다. 외국 기관들까지 한국 경제를 좋게 보고 있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로 대변되는 건설 분야의 어려움도 여전하다. 대졸자 400만명이 취업을 하지 못하고 백수 신세로 지낼 정도로 고용 상황도 건강하지 않다.

구조적 문제들을 단기간에 해결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당장의 가시적 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긴 호흡으로 구조개혁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 내수진작책도 더 고민해야 하고 자영업 연착륙 방안은 처음부터 다시 대책을 짜야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위기 상황에 또 봉착할 수 있다.

물론 사사건건 여당과 정부에 맞서고 있는 야당이 문제다. 그러나 경제 문제만큼이라도 허리를 굽혀 협력을 구해야 한다. 야당이 전권을 행사하는 국회 구조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 도저히 거부할 명분이 없는 정책으로 동의를 얻어야 한다.


야당은 25만원 지급과 같은 선심성 정책부터 거둬들이기 바란다. 미래를 위해 국가가 돈 쓸 곳은 한둘이 아니다.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당, 정부와 머리를 맞대고 고심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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