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상록수 등 명곡 남겨
소극장 ‘학전’ 33년 이끌기도
소극장 ‘학전’ 33년 이끌기도
22일 공연예술계에 따르면 김 대표가 전날 지병인 위암 증세가 악화해 세상을 떠났다. 무려 33년간 일궈온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 지난 17일 '아르코 꿈밭극장'으로 다시 문을 연 지 4일 만이다.
서울대에 재학 중이던 1970년대부터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고인은 '아침이슬' '친구' '상록수' 등 대표곡을 남겼으며, 극단 학전 대표로 뮤지컬 '지하철 1호선'(1994), '개똥이'(1995), '의형제'(1998) 등을 제작·연출했다.
1951년 전북 익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경기중·고를 다닐 당시 미술에 몰두해 1969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했으나 붓을 놓고 가수의 길로 접어들었다. 1971년 발표한 데뷔음반 '김민기'는 검열의 시대에 출반 직후 압수됐고, 수록곡 '늙은 군인의 노래' 등은 줄줄이 금지곡이 됐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봉제공장 등에서도 일한 그는 1977년 '상록수'를 발표했고, 1984년에는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을 결성하기도 했다. 또 1991년 음반 계약금으로 '문화예술계 인재들의 못자리를 만들겠다'며 대학로에 소극장을 열고 극단 학전을 운영했다.
지난해 11월 폐관한 학전은 지난 33년간 예술인들의 배움터가 됐다. '학전 독수리 오형제'로 불렸던 배우 황정민, 김윤석을 비롯해 수많은 스타를 배출했다. 매 공연 오디션으로 새로운 배우를 선발한 '지하철 1호선'은 스타들의 등용문이었다. 또 1990년대 설 자리를 잃은 통기타 가수들은 학전에서 관객과 만나며 라이브 콘서트 문화를 꽃피웠다. 학전에서만 1000번 넘게 공연을 한 고 김광석은 학전이 낳은 최고의 스타였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이미영씨와 슬하에 2남이 있으며,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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