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판매량 6만1843대
미국·유럽 브랜드는 부진해 대조
주행거리·넓은 실내 등 인기 요인
美대선 등 영향 하반기 성장 미지수
미국·유럽 브랜드는 부진해 대조
주행거리·넓은 실내 등 인기 요인
美대선 등 영향 하반기 성장 미지수
22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판매된 한국계 브랜드의 순수 전기차(BEV)는 6만1843대로 지난해 동기 3만8457대 대비 60.8% 급증했다.
같은 기간 전기동력차로 함께 묶이는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와 수소전기차(FCEV) 판매량은 줄었지만 BEV, PHEV, FCEV를 모두 합친 차 판매량은 46.4% 늘었다.
성장률이 한국계 브랜드를 뛰어넘은 곳은 일본뿐이다. 일본계 브랜드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전기동력차 총 7만3411대를 판매, 지난해 상반기 대비 84.1% 성장했다. 미국계 브랜드는 지난해와 비슷한 성적을 냈고, 유럽계는 오히려 14.9% 뒷걸음질 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미국계 브랜드의 경우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는 어느 정도 선방을 했지만 테슬라의 판매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며 "유럽의 경우에도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요건 강화에 따른 수혜모델이 줄어들어 판매 비중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기간 미국 내 전기 동력차 성장률이 단 6.4%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그만큼 한국계 브랜드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이라며 "특히 순수 전기차의 판매량 증가가 한국계 브랜드 전체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했다.
올해 상반기 한국계 전기차 가운데 판매량이 가장 많은 모델은 현대차 아이오닉 5다. 아이오닉 5는 상반기에만 1만8728대를 판매, 지난해 동기 대비 37.3% 성장했다. 미국 내 판매 비중은 기존 2.5%에서 3.5%로 1%p 올랐다.
이밖에도 기아의 EV6, EV9, 니로와 현대차 아이오닉 6는 각각 10위, 11위, 14위, 18위에 올랐다. 새롭게 공개한 EV6를 제외하고 성장률이 제일 높은 모델은 113%를 기록한 아이오닉 6다.
자동차 업계는 한국계 브랜드, 특히 현대차·기아 전기차가 미국 내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로 △상품성 △경쟁력 있는 1회 주행거리 △넓은 실내 공간 등을 꼽았다. 업계 관계자는 "가족 중심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 넓은 실내 공간을 확보한 점이 강점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오닉 5는 미국 유력 월간지 '페어런츠 매거진'이 주관한 '페어런츠 2024 최고의 가족용 차 어워즈'에서 최고의 가족용 5인승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로 뽑히기도 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전기차 산업이 성장할지는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며 전기차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GM-혼다가 전기차 합작 계획을 철회하고 테슬라도 2030년 판매 목표 2000만대를 삭제하는 등 완성차 업체들이 잇따라 계획 수정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분석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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