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내 대표 플랫폼 기업인 카카오를 키워낸 한국 벤처 신화의 주역인 김범수 CA협의체 공동의장 겸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결국 구속되며 최대 시련을 맞았다.
서울남부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에 대해 "증거 인멸 우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이 받는 혐의는 지난해 2월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SM엔터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것이다.
창업자인 김 위원장의 구속으로 카카오는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했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김 위원장은 1998년 한게임을 창업하고 2000년에는 네이버 이해진 창업자와 손잡고 합병하며 NHN 공동대표가 됐다. 이해진 창업자와는 국내 벤처 1세대로 대표된다.
2007년 NHN에서 퇴사한 그는 벤처기업 아이위랩을 세워 카카오톡을 출시했고, 이를 국민 메신저로 키워냈다. 이후 네이버와 카카오는 국내 플랫폼 업계 양대 산맥으로 성장했다.
특히 2014년 다음을 인수를 기점으로 카카오는 계열사를 늘리며 덩치를 키웠다. 현재 카카오 계열사는 124개로, 1년 전에는 147개까지 불었었다. 2021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당시 재산이 약 15조원으로 한때 한국 최고 부자로 거론되기도 했다.
카카오는 김 위원장의 모험정신을 기본으로 빠르게 성장했지만,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비판도 동시에 받았다. 카카오페이 경영진이 상장 후 스톡옵션을 매각해 거액의 차익을 챙긴 이른바 '먹튀 논란',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사건 등도 터지며 도덕성에도 흠집이 났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비상경영을 선언하고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회를 맡아 그룹의 위기극복과 쇄신 작업을 이끌어왔던 만큼 그의 공백에 따라 여러 현안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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