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23일 구속되면서 검찰의 수사선상에 올라가 있는 다른 카카오 계열사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서울 남부지검은 카카오와 관련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 외에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드라마 제작사 고가 인수 의혹 △카카오모빌리티의 콜 몰아주기 의혹 △김 위원장과 카카오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자들의 횡령 및 배임 혐의 등 총 4건을 조사 중이다.
우선 검찰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020년 드라마제작사 바람픽쳐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김성수 당시 카카오엔터 대표와 이준호 당시 투자전략부문장이 바람픽쳐스에 시세 차익을 몰아줄 목적으로 비싸게 매입·증자했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넘어온 카카오의 SM엔터 시세조종 혐의를 수사하던 중 이 같은 배임 정황을 포착하고 직접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자본금 1억원에 수년째 영업 적자를 내던 바람픽쳐스를 200억원에 인수했다. 바람픽쳐스는 이 부문장의 부인인 배우 윤정희씨가 대주주인 회사다. 검찰은 이 부문장이 윤씨에게 이익을 몰아 주고자 김 대표와 공모해 인수대금을 부풀리고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해 김 대표 측 변호인은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망한 제작사에 이뤄진 투자"라며 "투자 이전에 유망작가, 감독 등과 작품을 준비하는 등 성장 잠재력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경기 성남시 판교 아지트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같은 해 12월 김 대표와 이 부문장을 입건한 뒤, 지난 1월 30일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된 상태다.
이와 함께 검찰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인 '카카오T 블루'에 승객 호출을 선점할 수 있도록 했다는 이른바 '콜 몰아주기'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플랫폼 시장에서 지배력을 인정받는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해 6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콜 몰아주기'에 대해 271억원 상당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았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2월 공정위에 카카오모빌리티를 고발하도록 요청했다. 이어 지난 1월 서울 남부지검 금융조사1부에 배당됐다.
아울러 김 위원장과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이 횡령·배임 혐의로 고발된 사건도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다.
앞서 지난해 9월 시민단체 경제민주주의21은 김범수 전 카카오 의장과 클레이튼 관계사 임원들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배임)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범죄 합동수사단에 고발했다.
해당 단체는 클레이튼 사업권이 지난 2022년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에서 크러스트로, 지난해 크러스트에서 클레이튼 재단으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내부자들의 배임 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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