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은퇴 연령 자발적으로 높여나가겠다는 중국 당국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3 11:39

수정 2024.07.23 11:39

중국 은퇴 연령 남성 60세, 여성 55세로 세계 최저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베이징 본점. 로이터 연합뉴스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베이징 본점. 로이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중국 지도부가 세계 최저 수준인 법정 은퇴 연령을 자발적이고 유연한 방식으로 끌어올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23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 21일 공개된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20기 3중전회) 결정문을 근거로 "처음으로 은퇴 연령 상향을 위한 자발성과 유연성을 명시했다"라고 보도했다.

중국의 정년은 약 70년 동안 사무직은 남성 60세, 여성 55세이고, 여성 노동직은 50세로 정해져 있다.

글로벌타임스는 "인구 고령화에 적극 대처하고 연금 발전과 노인 돌봄 산업을 촉진하기 위해 적절한 유연성을 갖춘 자발적 참여 원칙에 기반한 신중하고 질서 있는 방식으로 은퇴 연령을 점진적으로 올리는 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라고 3중 전회 결과를 설명했다.이번 3중전회 결정문에서는 연장자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실버 경제' 개발을 모색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중국은 출산율 급감 속 인구 고령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노동 인구와 일자리 확보에 경고등이 켜진 상황이다.

그러나 경제 둔화 속 고용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정년 연장에 따른 반발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당국이 정년 연장을 거론하면서 자발성과 유연성에 방점을 찍은 것은 그러한 반발을 염두에 둔 것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지도부는 그간 정년 연장이 실행돼야 한다고 누차 제안했다"면서 "이번 3중전회 결정문에 사용된 언어는 그것의 현실화에 한발짝 더 다가간 것일 수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나 신문은 "이러한 움직임은 인기를 얻지 못할 수 있고 고용 시장에 압력을 가중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라고 전했다.

SCMP는 "1949년 신중국 건국 시 기대 여명은 35세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77세로 늘어났다"며 2019년 중국 사회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주요 도시의 국가 연금 기금은 2035년에 고갈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전했다. 이어 "연금 지불 비용은 지방 정부 재정의 주요 부담"이라고 덧붙였다.

은퇴 연령을 늦추는 것은 경제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는 지방 정부의 재정적 부담을 덜어줄 수 있겠지만 고용 압력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푸단대 펑진 교수는 SCMP에 "정년 연장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일부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며 "근무 조건이 열악한 상황에서 50세 이후 임금은 낮게 유지되고 성장 잠재력도 제한되는 까닭에 그들은 조기 은퇴하고 연금을 더 빨리 받는 쪽을 선호한다"라고 설명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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