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배터리 이력관리·재생원료 인증… 정부, 제도 뒷받침 속도

홍요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3 18:18

수정 2024.07.23 18:18

‘사용후 배터리’ 황금알 시장 열린다 (下)
‘전주기 이력관리’가 활성화 핵심
이력정보 신청·공유 통합포털 설치
내년 ‘인증제’로 글로벌 규제 대응
업계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필요"
배터리 이력관리·재생원료 인증… 정부, 제도 뒷받침 속도
최근 정부가 그동안 미비했던 '사용후 배터리 산업 관련 법·제도·인프라' 구축 방안을 밝히면서 연내 통합법 제정 등 주요 체제 마련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통상 환경 움직임에 발맞춰 구축해야 할 핵심 제도로 배터리 전주기 이력 관리 시스템 구축,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 등을 주목하고 있다.

■ 제조부터 재사용까지...2027 '배터리 이력 관리 통합포털' 설치

23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사용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인프라 구축 방안'을 내놨다.

오는 2030년 10만개 이상이 쏟아질 사용후 배터리 시장에 미리 대응하기 위해 연내 사용후 배터리 산업에 대한 통합법을 제정한다는 계획이다. 배터리의 제조, 공급·유통, 안전 평가, 재사용 등을 포괄하는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국내 업체들은 '배터리 전주기 이력관리 시스템'을 산업 활성화를 위한 핵심 제도로 꼽는다. 배터리 제조부터 전기차 운행·폐차, 사용 후 배터리 순환이용까지 전 생애의 정보를 관리하고 민간과 공유하는 제도로, 배터리 자원순환의 핵심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7년까지 배터리 전주기 이력정보를 신청·공유할 수 있는 통합포털을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황경인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력 추적 플랫폼 마련이 국제적 표준으로 자리 잡는 분위기"라며 "업계 이해관계자들이 사용후 배터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제품의 상태와 잠재적인 문제점을 예상할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화된 정보의 기록과 공유는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럽연합(EU)은 '디지털 배터리 여권(DBP)' 제도를 마련해 오는 2027년 2월부터 본격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유럽에 수출하는 기업에 배터리의 예상 수명과 내부 저항, 정격 용량, 용도 변경 등 상세 정보를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독일, 일본, 중국 등도 일찍 배터리 공급망 디지털 플랫폼 설계에 나서며 배터리 여권 제도에 대비하고 있다.

■ 내년 '재생원료 인증제' 도입

아울러 정부는 내년 중 '재생원료 인증제'를 시작한다. 이를 통해 EU·미국 등이 재생원료 사용을 강화하는 글로벌 규제에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재생원료 인증제는 사용후 배터리에서 추출한 리튬, 니켈, 코발트 등 재생원료가 신품 배터리 제조에 얼마나 투입됐는지 확인해 주는 제도다.

지난 2월 시행된 'EU 배터리법'에 따르면 유럽에 전기차를 수출하는 기업은 리튬·인산철(LFP), 니켈·코발트·망간(NCM) 등 배터리 종류를 막론하고 재활용 원료를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해야 한다. EU는 2031년 폐배터리 재활용 목표로 재활용 비중을 니켈 6%, 코발트 16%, 리튬 6% 등으로 설정했고 2036년에는 기준을 더욱 강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도 재생원료 사용 의무화까지 가야 한다"며 "우리나라는 광물 해외 의존도가 95%에 달하는데 재생원료를 수거해 활용하면 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배터리 재사용을 위해 '전기차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도 도입한다.

전기차에 탑재한 배터리 사용이 끝났을 때 성능평가를 통해 잔존 성능이 높다고 진단되면 신차에 다시 사용하도록 한다.


업계에서는 제도 마련은 결국 사용후 배터리의 자유로운 민간 거래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는 것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업자 등록 절차도 마련되지 않아 민간 거래 체계 자체가 없던 상황"이라며 "2027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사용후 배터리가 쏟아진다.
폐기물을 보는 관점이 아닌 유망 신산업으로 키우기 위해 힘써야 한다 "고 밝혔다.

yon@fnnews.com 홍요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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