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당선 직후 尹대통령과 통화
"2024년 7월 23일 오늘 이 전당대회가 단결과 통합의 새 역사를 여는 자리로 기록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축사에 나서 내놓은 희망이다. 지난 총선 과정에서 당정갈등이 노출됐던 만큼 국민의힘 새 지도부와는 단합하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당정갈등을 빚었던 당사자인 한동훈 대표가 국민의힘을 이끌면서 벌써부터 우려가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개최된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참석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참석이다. 빨간 넥타이를 착용한 채 대의원·당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고 구호를 함께 외치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도 마찬가지로 국민의힘의 단합, 국민의힘과 정부의 '원팀'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여소야대 탓에 막힌 국정운영을 헤쳐 나가야 한다는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총선 때 드러난 당정갈등 논란을 의식한 발언으로 읽힌다. 당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정갈등 최전선에 있던 한동훈 후보가 유력한 당 대표 후보로 나선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어떤 당으로 만들지, 대한민국을 어떤 나라로 만들지 모두 당원 동지 여러분의 생각과 판단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이끈 당원 동지 여러분의 애국심과 열정, 헌신을 대통령직을 수행하며 한 순간도 잊은 적 없다. 저는 당원 동지 여러분과 지금까지 하나였고, 앞으로도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당대회 결과 한동훈 대표가 총선에 이어 다시 국민의힘을 이끌게 됐다. 당정 결속을 원하는 윤 대통령 입장에선 앞서 한 대표와 갈등을 빚었던 터라 우려할 만한 결과이다. 윤 대통령이 당원들을 상대로 단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결과 발표 전 대회장을 떠난 건 이런 결과를 예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작 대통령실에선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분위기이다. 복수의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 임기가 3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지방선거와 정권 재창출을 위해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은 필수조건이라는 점에서다.
특히 윤 대통령이 축사에서 강조한 여소야대에 따른 국정마비 위험이 지속되는 상황에선 당정이 서로 '자기정치'를 위해 부딪힐 여유는 없다는 인식이다. 때문에 당정 단합은 상호 필요에 의해 자연스레 형성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총선 당시 갈등의 경우엔 선거라는 특수하게 민감한 상황, 또 한 대표가 여의도 정치에 들어선 지 얼마 되지 않아 미숙했던 게 크게 작용했다는 게 여권에서 나오는 분석이다. 한 차례 홍역을 치렀던 만큼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갈등 관리에 공을 들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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