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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마크롱, 총선 참패에도 개각 연기 "올림픽 끝나면"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4 10:01

수정 2024.07.24 10:01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인터뷰에서 총리 교체 및 개각 시기 미룬다고 밝혀 올림픽 끝나는 8월 중순까지는 기존 내각 유지 "혼란 방지" 좌파 진영에 대패했지만 중도 및 우파 연정 모색 이미 새 총리 후보 지명한 좌파 진영 극렬 반발 "대통령이 민주주의 부정"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프랑스2 방송에 출연해 질문에 답하고 있다.AFP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임기를 약 3년 남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총선 참패에도 불구하고 새 내각 구성을 파리 올림픽 이후로 미룬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우파 정당들과 연정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로 추정되며 총선에서 이긴 좌파 진영에서는 크게 반발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크롱은 23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프랑스2 방송 인터뷰에서 “정치적인 올림픽 휴전”을 언급했다. 그는 새 정부 구성에 대해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8월 중순까지는 정부를 바꿀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제 33회 파리 올림픽은 오는 26일 개막해 8월 12일 끝난다.


프랑스는 대통령제와 의원내각제를 혼합한 '이원집정부제' 국가다. 대통령은 국가원수로서 외교와 국방, 행정에 광범위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정부 수반으로 내각을 조직한 뒤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하고 행정부를 지휘하는 사람은 총리다. 총리는 원칙적으로 대통령이 임명하지만 관례적으로 의회 다수당이나 다수 연정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 총리를 맡는다.

마크롱은 지난 16일 여당(르네상스당) 소속 가브리엘 아탈 프랑스 총리의 사임을 수락했으나 새로운 정부 구성 전까지 현재 내각 그대로 업무를 계속하라고 지시했다.

지난달 마크롱은 르네상스당이 유럽의회 선거에서 패배한 이후 하원을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으나 또다시 참패했다. 이달 7일 총선 결과 좌파 정당 연합인 신민중전선(NFP)은 577석의 프랑스 하원 가운데 182석을 차지해 제 1당에 올랐다. 르네상스당이 이끄는 중도 및 우파 연합 앙상블은 168석으로 2위였다. 극우 성향의 국민연합(RN)은 143석으로 3위에 올랐다. 앙상블은 이번 선거로 약 80석을 상실했다. 마크롱은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대국민 서한에서 극좌 및 극우 진영을 제외한 중도 진영이 손잡고 공화 전선을 만들어 연립 정부를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은 NFP 소속이지만 중도에 가까운 사회당(PS) 및 FN과 거리를 두고 있는 우파 정당 공화당과 협력을 지지하고 있다.

그는 23일 인터뷰에서도 NFP를 지적하며 "그들이 이번 의회에서 어떤 형태로든 다수를 차지했다고 말하는 건 잘못"이라며 어느 정당도 과반(289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NFP는 마크롱의 연설에 앞서 파리 시(市)의 루시 카스테트 재무국장을 총리 후보로 내세웠다. 마크롱은 카스테트에 대해 "중요한 건 정치 진영이 제시한 이름이 아니다"라며 안정적인 정부 운영을 위한 의회 과반 확보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NFP 내 최대 세력이자 극좌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의 장뤼크 멜랑숑 대표는 마크롱의 주장에 즉각 반발했다. 그는 23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공화 전선을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다"며 "이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같은 당 마누엘 봉파르 의원도 X에서 "이건 민주주의에 대한 참을 수 없는 부정"이라고 비판했고, LFI의 클레망스 게테 의원 역시 "마크롱은 오늘 밤 그의 권위주의적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며 총선 결과에 "승복하거나 아니면 사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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