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금융당국이 내달부터 6개월 이내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실 사업장에 대한 경·공매 등 정리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판단에 진행 속도를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전 금융권에 내달 9일까지 부동산 PF 평가대상 사업장 중 사업성 평가 최종등급이 ‘유의’ 또는 ‘부실우려’ 등급인 사업장에 대해 재구조화·정리계획을 제출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해당 지침에는 재구조화·정리 이행 완료 예정일을 계획제출일로부터 6개월 이내로 설정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부실 PF 정리가 내년 2월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초 경·공매 진행 사업장은 공매감정가액 산정, 사전 통지 등 행정 절차를 감안해 계획 제출 후 최대 2개월 이내에 최초 공매 응찰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행 완료일이 내년 4월까지로 늘어날 수 있다.
지침에 따르면 유의 등급 사업장의 경우 사업 재구조화 또는 자율 매각 계획을, 부실우려 등급의 경우 상각 또는 경·공매를 통한 매각계획을 각각 제출해야 한다.
지난달 말 현재 부동산 PF 대출 원리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된 경우 즉시 경·공매에 착수해야 한다. 기존에는 6개월 이상 연체된 경우 경·공매 대상이었다.
공매 진행 기간은 1개월 이내로 하고, 유찰 시 1개월 이내에 다시 공매해야 한다. 경·공매 완료 목표일은 착수 시점부터 6개월 이내로 설정해야 한다. 기존에는 유찰 시 재공매까지 기간이 3개월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경·공매 대상이 대폭 확대되고 기간 역시 앞당겨지는 셈이다.
공매 가격도 재입찰 때 직전 유찰가격으로 제시할 수 없게 된다. 최초 1회의 최종공매가는 장부가액으로 설정하되, 유찰 후 재공매 때는 직전 회 최종공매가보다 10% 가량 낮게 설정하는 식이다.
상각 대상 사업장의 경우, 상각 추진 이전에 임의경매나 강제경매 등 기타 가능한 회수 방법을 취했는지, 채무자 등의 재무 상황과 지급능력으로 봐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판단되는 사유 등을 기재해야 한다.
금감원은 상각처리가 3·4분기 말 이후로 지연될 경우 구체적인 사유를 기재하라고 주문했다.
재구조화 계획의 경우 신규자금 추가공급, 사업용도 변경, 시공사 변경, 자금구조 개편 등으로 세분화해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금융권의 재구조화·정리 계획을 제출받은 뒤 미비점이 발견될 경우 내달 19일부터 재차 현장점검과 경영진 면담에 나설 계획이다. 이후 9월부터는 본격적으로 경·공매 물량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금융당국은 구조조정(유의·부실우려 등급) 대상 사업장 규모가 전체의 5~10%, 경·공매가 필요한 사업장은 약 2~3%로 추산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 규모가 약 230조원임을 감안하면 최대 7조원 규모가 경·공매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재구조화까지 포함한 구조조정 물량 규모는 23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추산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지침과 관련해 "PF 부실정리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정리 계획이 미흡한 개별 금융회사에 대해서는 현장점검, 경영진 면담 등을 통해 개선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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