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폭우로 8명 사망 이후
강남역 등에 대심도 빗물터널 착공
빗물펌프장·침수방지 시설도 설치
오세훈 "시민 안전에 최선의 노력"
강남역 등에 대심도 빗물터널 착공
빗물펌프장·침수방지 시설도 설치
오세훈 "시민 안전에 최선의 노력"
■올해 말 강남역 등 빗물터널 착공
지난 2022년 8월 국지성 집중호우로 서울 도심지역에는 방재성능 목표를 초과하는 시간당 100㎜ 이상의 강우가 발생했다. 이전 30년간 8월 서울지역의 평균 강수량은 348㎜였는데, 당시 단 3일간 내린 비의 양이 525㎜였다.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였다.
당시 반지하주택·지하주차장·도로 침수, 맨홀뚜껑 탈락으로 인한 추락 등으로 8명의 사상자와 침수피해 차량 1만여건 이상이 발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입장문을 통해 "천만도시 서울시장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치수관리 목표를 대폭 상향하기 위해 상습 침수지역 6개소에 빗물터널(빗물저류시설)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서울시는 강남역·광화문·도림천에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를 본격화했다. 국비와 시비를 합쳐 5년간 총 9000억원이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은 저지대 침수 및 홍수 피해를 예방하고 빗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시설이다. 지하 40~50m 아래에 큰 터널을 만들어 폭우 시 빗물을 보관하고 하천으로 방류할 수 있다. 실제 시간당 95~100㎜의 폭우를 처리할 수 있는 32만t 규모의 저류시설을 보유한 신월 빗물배수시설이 건립된 양천지역에서는 2022년 집중호우 때에도 침수피해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2027년까지 강남역·광화문·도림천 세 곳에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를 완료하겠다는 계획은 다소 지연됐지만 더 이상 차질 없이 준비하게 된다. 건설비용의 경우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자재값 상승, 코로나19 이후 외국인 노동자 감소로 인한 인건비 상승 등으로 1조3689억원으로 상승했다.
24일 서울시 관계자는 "당초 2023년 12월 착공 계획이었지만 국비가 포함된 사업이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의 설계 적정성 검토에 8개월 정도가 소요됐고, 건설비용 상승에 따른 사업유찰을 몇 차례 겪으면서 4개월 정도가 미뤄져 총 1년 정도가 지연됐다"며 "올 연말 공사를 시작해 2028년 12월이나 2029년 1월에 완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명피해 제로' 목표"
기상청은 올여름에 평년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릴 것이라고 관측했다. 우리나라 동쪽에 저기압 순환이 형성돼 남쪽 수증기 유입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설치 전에는 언제든 침수피해 발생 가능성이 있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대심도 빗물배수시설 공사와 별개로 다양한 방식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빗물펌프장 증설 공사, 동행파트너 활동, 침수 예·경보제 등을 통해 집중호우 시 재산상 피해는 발생해도 최소한 인명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인명피해 제로가 목표다"라고 전했다.
빗물펌프장은 집중호우 때 특정 지역의 침수를 막기 위해 빗물을 강제적으로 하천이나 강으로 퍼내는 시설이다. 서울시는 관악구 신대방역 빗물펌프장 신설과 구로디지털단지 빗물펌프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침수사고 방지를 위해 저지대 지하주택과 소규모 상가에 물막이판과 역류방지기 등 침수방지시설을 확대 설치하고, 피난시설인 개폐식 방범창을 통해 안전한 대피를 유도한다. 이 외에도 맨홀 추락방지시설, 원격 진출입 차단시설 등을 통해 고립사고를 예방할 계획이다.
지난해에 전국 최초로 도입한 침수 예·경보제는 서울 전역의 강우량계와 도로수위계에서 일정 기준 이상 강우와 수심이 측정되면 자치구, 경찰·소방·도로 등 유관기관, 동행파트너, 시민에게 사전에 침수를 경고하는 시스템이다. 서울시는 올해 총 1196가구와 동행파트너 2956명을 매칭했다.
오 서울시장은 지난 6월 18일 사당역·도림천 일대 침수 예방을 위한 방재시설 점검을 나간 현장에서 "많은 전문가들이 올여름 이상기후를 예측하고 있는 가운데, 대심도 빗물터널도 착실히 준비해 시민들이 폭우에도 안전하고 안심하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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