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출시 50주년을 맞은 일본 산리오의 대표 캐릭터 '헬로키티(Hello Kitty)'가 고양이가 아닌 사람으로 밝혀졌다. 앞서 2014년에도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진 바 있지만 팬들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산리오의 마케팅 및 브랜드 관리 담당 수석 부사장인 질 코흐는 지난 19일 미국 NBC의 아침 방송 '투데이 쇼'에 출연해 "헬로키티는 고양이가 아닌 영국 런던의 교외에서 태어나고 자란 어린 소녀(little girl)"라고 전했다.
코흐 부사장은 "헬로키티는 엄마와 아빠, 할아버지와 할머니, 쌍둥이 여동생인 '미미'와 함께 런던 교외에서 지내는 어린 소녀이며, '챠미키티'라는 이름의 반려묘와 '슈가'라는 이름의 반려 햄스터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헬로키티는 1974년 산리오가 출시한 빨간색 동전 지갑에 새겨진 모습으로 처음 등장했다. 이후 '키티 화이트'라는 본명과 함께 "밝고 상냥한 여자아이", "쿠키를 만들고 피아노 치는 것을 좋아한다", "피아니스트와 시인이 되는 게 꿈"이라는 설정이 추가된 바 있다.
세모난 귀와 가늘고 긴 수염이 달린 동그란 고양이 얼굴을 하고 있어 팬들은 자연스럽게 헬로키티를 고양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산리오는 단 한 번도 헬로키티를 고양이라고 소개한 적이 없다.
앞서 헬로키티가 고양이가 아니라는 사실은 헬로키티 탄생 40주년이었던 2014년 알려진 바 있다.
당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헬로키티 전시회 개막 행사 리허설을 하던 도중 진행을 맡은 크리스틴 야노 하와이대 인류학과 교수가 헬로키티를 '고양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산리오 관계자들은 "헬로키티는 고양이가 아니라 소녀"라며 "헬로키티는 네 발로 걷는 모습으로 그려진 적이 없다. 두 다리로 걷거나 앉으며 반려동물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야노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을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하고, 일본 언론들이 산리오에 문의한 결과 "헬로키티는 고양이를 모티브로 해 의인화된 캐릭터"라는 답변을 받았다는 내용이 당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며 화제가 된 바 있다.
그러자 캐릭터 '스누피'로 유명한 만화 '피너츠'의 공식 SNS에 "스누피는 개"라고 공식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코흐 부사장의 발언 이후 충격에 빠진 팬들은 "내 어린 시절 추억을 빼앗지 마라", "내 세상이 무너져내리고 있다"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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