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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단합 위해" 바이든 대통령이 밝힌 대선 후보 사퇴 이유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5 10:43

수정 2024.07.25 11:09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미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후보에서 물러난 조 바이든 대통령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새로운 세대에게 이끌 때가 됐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로 공식 지명되도록 지지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생중계된 대국민 연설에서 "재선 출마를 포기한 것은 미국을 단합시키기 위한 최상의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양성 판정과 대선 출마 포기 결정 후 처음 모습을 드러낸 바이든 대통령은 조용한 목소리로 “미국 대통령 직무를 수행한 것을 생애 최고 영예로 생각하지만 대통령직 보다 나라를 더 사랑한다”라고 말해 미국을 위한 대선 후보 사퇴임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담화에서 재임기간 동안에 이룬 성과도 강조했다.

그는 "취임 후 1600만개에 가까운 새 일자리가 생겨났다"며 "미국 경제는 세계에서 가장 강해졌다"고 자랑했다. 이어 "임금이 상승하고 인플레이션이 떨어졌다"면서 "인종간 부의 차이는 지난 20년 중 가장 낮아지고 미국에 제조업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인적 야망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을 가로막아서는 안된다"면서 "새로운 세대에게 횃불을 넘길 때가 됐다”라고 말해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대선 후보로 지지하고 있는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서는 “위대하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바이든은 “그는 경험이 많고 강하며 능력이 있다. 그는 미국의 지도자이자 나의 훌륭한 동반자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왕들이 아닌 국민들이 통치한다”며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도록 우리 모두 행동을 하자”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최근 일부에서 제기되는 대통령직 사퇴 요구에 대해서는 "남은 대통령직을 수행할 것이다. 앞으로 6개월 동안 바쁜 일정이 남아있다"면서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커린 잔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해당 기자에게 "이것은 당신에 대한 (개인적 감정이 담긴) 답변이 아니라 대통령직 사퇴라는 제안 전반에 대한 답변"이라고 전제한 뒤 "우스꽝스럽다"라고 잘라 말했다.

잔피에르는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결정한 것은 "매우 개인적이고 어려운 결단"이었다며 건강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남은 기간 동안 가자 전쟁 종식과 개인의 자유 보호, 저소득층 지원, 연방대법원 개혁, 총기 폭력으로부터의 어린이 보호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바이든의 담화가 진행된 백악관 집무실에서 부인 질과 아들 헌터를 비롯한 가족들이 옆에서 조용히 지켜봤다. 질 여사는 소셜미디어 X에 지지자들에게 자필로 쓴 감사의 뜻을 글을 올리며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해줄 것을 당부했다.

영국 BBC방송은 담화가 진행되는 동안 백악관 기자실에서 기자들이 모두 헤드폰으로 경청하면서 노트북 컴퓨터를 두들기는 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담화를 가진 바이든 대통령에게 찬사를 보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오늘밤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중요한 대통령 중 하나인 조 바이든을 봤다. 그는 역사 뿐만 아니라 미래의 올바른 편에 서 있다”라고 말했다.


주디 추 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이번 담화에 대해 “우리가 모두 사랑하는 미국에 대한 역사상 큰 업적을 남긴 정치인의 아름다운 경의”라고 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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