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 것 안되면 죽어야 해"...법정서 딸 살해범 녹음 틀고 증언한 母 '통곡'

안가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5 14:56

수정 2024.07.25 14:56

김레아 재판에 범행 당시 녹음파일 재생
흉기 찔렸던 어머니, 법정 출석해 증언
/사진=수원지검제공
/사진=수원지검제공

[파이낸셜뉴스] 여자친구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하고 그의 모친까지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김레아(26·대학생)의 재판에서 범행 상황이 녹음된 파일이 재생됐다.

온몸에 멍 든 딸.. 헤어지지도 못하게 협박

25일 '뉴스1'에 따르면 이날 수원지법 제14형사부(부장판사 고권홍)는 살인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레아에 대한 두 번째 기일을 열고, 여자친구의 모친 A씨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날 A씨는 김레아의 범행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증언했다. 그는 "(학교 근처에서 자취하는 딸이) 처음엔 집에 자주 왔는데 어느 순간 안와서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오빠(김레아)가 주말엔 자기랑 놀아야 해서 집에 가지 말라고 했다더라'"고 설명했다.

이어 "24년 3월 24일 사건 전날 딸이 집에 왔는데 온 몸에 멍이 있고 목에 손가락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있어 물어보니 딸이 '오빠가 예전부터 때렸다'고 해 제가 사진을 찍어놓으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또 A씨는 "(딸이) 헤어지려고 하면 (김레아가) 자꾸 협박하며 '나체사진을 찍어 친구들과 학교에 유포한다' '죽일거다'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검사가 "다른 데이트폭력은 없었냐"고 묻자 그는 "제가 사준 휴대폰이 아닌 다른 휴대폰을 갖고 있길래 물어보니 '오빠가 던져서 부숴졌다'더라"며 "부숴진 휴대폰을 복원해서 '전에 누구를 만났는지 사람들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도 했다'더라"고 답했다.

범행 당일, 한숨 한번 푹 쉬더니 모녀 수차례 찌른 김레아

이에 범행 당일 A씨는 딸이 김레아와 동거하고 있던 집에 짐을 빼러가면서 김레아에게 '합의서'를 받으려 했다. 특히 평소 김레아가 거짓말을 많이 해 오피스텔에 들어가자마자 몰래 녹음을 하기 시작했다.

합의서에는 '김레아는 헤어지면서 어떠한 유언비어나 사진, 영상을 노출하지 않겠다. 유포할 시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A씨가 김레아에게 합의서를 보여주기도 전에 사건이 발생했다.

A씨는 "우리 딸 몸에 멍 자국, 상처는 어떻게 된 거냐. 왜 딸 휴대전화가 망가졌냐"고 다그치자, 김레아는 한숨을 한 번 푹 쉬더니 바로 흉기를 들고 그를 수차례 찌르고 이어 딸도 찔렀다.

당시 범행 상황이 고스란히 녹음된 파일이 법정에서 재생되자 A씨는 흐느꼈다. 그는 녹음 파일에는 명확히 담기지 않았지만 딸이 집 밖으로 도망치려고 하자 김레아가 "너는 내것 안 되면 죽어야 해"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법정에 선 이유 묻자 '김레아의 거짓말' 강조한 어머니

범행 이후 A씨가 경찰에 신고할 당시 통화 내용도 법정에서 공개됐다.

그는 검사가 '법정에 출석해 진술하고 싶었던 이유가 뭐냐'는 질문에 '김레아의 거짓말'을 강조했다.

A씨는 "김레아는 제가 죽었다고 생각하고 처음 경찰에 진술할 때 새벽에 제가 집에 쳐들어와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했다"며 "김레아는 거짓말을 일삼고 협박을 한다. 딸을 얼마나 가스라이팅 했는지 김레아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거짓말"이라고 호소했다.

검찰 측 역시 김레아의 범행 이후 거짓말 등 정황이 불량해 이를 양형에 반영해줄 것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다음 기일엔 김레아 측이 신청한 '성인 재범 위험성 평가검사(KORAS-G)', '정신병질자 선별검사(PCL-R = 사이코패스 성향 평가)'에 대한 감정 결과, 또 그에 대한 피고인 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김레아는 지난 3월 25일 오전 9시 35분쯤 경기 화성시 봉담읍 와우리 소재의 한 오피스텔에서 여자친구 B씨(21)와 그 모친 A씨(46)에게 흉기를 여러 차례 휘둘렀다. 이에 B씨를 숨지게 하고 A씨에게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수원지검은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어 김레아의 신상을 공개, 올해 1월 특정중대범죄 신상공개법 시행 이후 검찰이 머그샷을 공개한 국내 첫 사례다.

gaa1003@fnnews.com 안가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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