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유통업계가 꾸준히 확대되는 사케(일본 청주)시장 공략에 나섰다.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사케 종류만 수백가지에 달하고, 아예 '사케 특화매장'까지 등장했다. 대형마트도 일본의 대표적인 사케 브랜드와 손잡고 대용량 기획상품을 내놓고 있다. 와인에서 위스키, 위스키에서 사케로 새로움과 다양성을 추구하는 주류 트렌드 변화에 발맞추기 위한 행보다.
25일 관세청에 따르면 2015년 1327만달러 규모였던 국내 사케 수입액은 지난해 2475만 달러로 86% 늘었다. 아직 지난해 기준 위스키 전체 수입액(2억5900만달러)이나 와인(5억600만달러)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지난해 와인 수입액이 전년 대비 12% 줄고 위스키 수입액은 2015~2023년 사이 37.9%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점을 고려하면 빠른 성장세다.
사케 시장 확대는 새롭고 맛있는 술을 찾는 주류 트렌드와 맞물려 있다. 가격도 300㎖ 4000원대 상품부터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간바레오또상(900㎖·1만9000원대) 등 중저가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소비자 접근성도 좋다. 이색 사케인 과일사케는 2030세대 여성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감귤 맛이 나는 와카노메구미와 바나나 맛의 키라키라타이요 등이 대표적이다. 소비 트렌드를 가장 발빠르게 반영하는편의점은 최근 사케 구색을 확 늘리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곳은 GS25다. 2021년에만 해도 점포에서 주문할 수 있는 사케 품목이 20여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기준 120여종까지 늘었다. 아예 특화매장까지 냈다. 올해 7월 기준 사케 특화매장 점포 수는 1500여점으로, 연내 2000개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편의점 CU도 사케 신상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달 출시한 오니노카나보는 사케 전문 제조사인 긴반 주조에서 나온 1인 가구를 겨냥한 300㎖ 소용량 사케다. 그간 80여곳의 주류특화 점포를 중심으로 닷사이 39, 닷사이 45, 고키겐쵸상, 효고오토코야마 등 유명 사케들을 잇달아 선보이면서 이달 들어서만 사케 품목 수는 30여종으로 지난달과 비교해 2배 넘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사케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86.5% 늘었다. 오는 9월 추석 선물세트로도 사케 상품 10여종을선보일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최근 대용량 간바레오또상 기획상품을 내놨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유통되는 900㎖ 팩 상품 용량은 2배로 늘리고, 100㎖당 가격은 20% 낮춘 것으로 판매를 시작한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간바레오또상을 포함한 전체 사케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15% 늘었을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사케 인기에 사케와 어울리는 안주류도 다양하게 출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