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부부가 사는 한 아파트에 누군가 몰래 들어와 화장실 변기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는 사연이 전해졌다.
26일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홈 스타일링 콘텐츠를 올리던 A씨는 지난 17일 '그동안 일상 피드를 올리기 힘들었던 이유'라는 제목으로 짧은 글과 영상을 올렸다.
지난 4월 A씨는 벽에 선반 다는 걸 도와준다는 동생 부부와 함께 평소보다 일찍 귀가했다. A씨는 "9개월 동안 하루도 빼놓지 않고 늘 같은 시간 집에 들어갔는데 이날만 유일하게 3시간 일찍 귀가했다"라고 했다.
그런데 누군가 집 화장실 변기 틈새에 검은색 사각형 형태의 몰래카메라를 샤워부스 방향으로 설치해둔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손님이 와서 변기가 깨끗한지 확인하려다 불이 깜빡거리는 카메라를 발견해 소스라치게 놀랐다"라며 "아침에 매일 남편이 확인하고 청소도 자주 하는데, 그땐 없었기 때문에 내가 나갔을 때 (누군가) 들어온 게 확실하다"라고 말했다.
A씨는 "오전 11시에 운동 가서 1시간 정도 집을 비운다"라며 "돌아와서 씻고 출근하는데, 언제 (범인이) 들어왔는지 정확히 모른다"라고 말했다.
이어 "범인은 카메라를 두고 나간 후 제가 돌아오기 전에 카메라를 수거하려 했지만 제가 평소보다 빨리 들어왔고 동생 부부가 같이 들어와서 수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추정했다.
하지만 자신이 사는 층수에는 건물 내 CC(폐쇄회로)TV가 없어 누가 언제 침입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
A씨는 "과학수사대까지 출동했지만, 수사에 난항을 겪었다"라며 "설치된 몰래카메라는 촬영 시간이 짧은 중국산 제품으로, 지문이 잘 남지 않는 소재였고, 카메라의 메모리칩마저 손상돼 복구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A씨는 "경찰도 놀랄 정도로 미스터리한 부분이 많아 수사가 까다로웠다"며 "지능범이라 단서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범인은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고 현관으로 침입했다. (현관문) 근처에 카메라를 설치해 번호를 알아냈을 가능성도 있다"며 "비데 아래 이런 공간이 있는 것도 처음 알았다. 아무래도 상습범 같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사건 이후 원형 탈모까지 오는 등 힘들었다"라며 "집이 안전한 공간이 아니라는 생각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이런 일이 더는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꼭 알리려고 용기 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터치식 도어락은 누르기 전 주변을 살피고 도어락을 누른 뒤 꼭 지문을 닦으라고 당부하며 현관에 카메라를 설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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