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스포츠 중 하나로 꼽힐 만큼 인기가 많지만 유독 국내에는 인기가 없는 ‘F1’. 선수부터 자동차, 장비, 팀 어느 것 하나 대충 넘어가는 법이 없는 그 세계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격주 주말, 지구인들을 웃고 울리는 지상 최대의 스포츠 F1의 연재를 시작합니다. 때로는 가볍고 때로는 무거운 주제들을 다양하게, 그리고 어렵지 않게 다루겠습니다. F1 관련 유익하고 재미있는 정보를 원하신다면, ‘권마허의 헬멧’을 구독해주세요.
[파이낸셜뉴스] 1화에는 F1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이번화에는 리버티미디어의 F1 인수 이후 바뀐 점과 ‘빅딜’이 가져온 경제적·사회적 효과에 대해서 짚어보겠습니다.
'서킷의 꽃'이라 불리던 그리드걸, 퇴출되다
리버티미디어는 2018년 2월 1일 당시 성명을 내고 “그리드 걸은 우리의 브랜드 가치와 오늘날 사회적 규범에 더 이상 맞지 않는다”며 “3월 시즌 첫 경기인 호주 멜버른 그랑프리에서부터 그리드 걸을 경기장에 세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일부 예외 상황을 제외하고 리버티미디어는 지금까지도 이 말을 지키고 있죠.
졸지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생겼지만, 리버티미디어의 목표는 분명했습니다. 바로 F1의 소비층을 두텁게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리버티미디어는 이를 위해 F1을 말 그대로 ‘개방’하기 시작했습니다. 버나드 찰스 애클레스톤 F1 전 최고경영자(CEO)가 직전까지 펼친 방향과는 180도 달랐기 때문에 몇몇 선수들은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리버티미디어는 완강했습니다. 경기 영상, 선수 및 감독 인터뷰는 물론 대다수가 이해할 수 있는 유머 영상 등도 공식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리버티미디어는 팬들이 F1을 좀 더 ‘씹어주길’ 바랐습니다. 밥을 먹거나 카페에서 음료를 마실 때 할 수 있는 ‘가벼운’,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스포츠가 되길 원했던 것이죠.
그동안 선수들의 퍼포먼스 중심이었던 사전 행사도 조금씩 가족 중심으로 바꿨습니다. 여기에 시승 등 직접 체험할 수 있는 행사를 늘리고 사인, 사진 촬영을 통한 선수-팬들과의 접점도 확보했습니다.
'가족 중심' 묘안 적중...시청자도 15억명으로
실적도 크게 개선됐습니다. 리버티미디어 연간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17억8300만달러(약 2조4600억원)였던 F1의 연간 매출은 지난해 32억2000만달러(약 4조4500억원)으로 크게 늘었습니다. 불과 6년 만에 매출이 80%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영업이익 증가세는 무서운 수준입니다. 2018년 F1의 영업손실은 6800만달러(약 940억원). 하지만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만 3억9200만달러(약 5400억원)를 기록했습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에 큰 충격이 왔을 때도 2억3900만달러(약 3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죠. 상황이 늘 좋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리버티미디어의 F1 경영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듯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F1 시즌을 치르고 있습니다. 다만 아쉽게도 국내 경기장에서는 열리지 않는 모양입니다.
다음화에는 최근 이슈가 커지고 있는 ‘국내 F1 유치’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혹시 권마허의 헬멧에서 다뤘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있으면 언제든 메일이나 댓글로 말씀해주세요. 물론 피드백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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