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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몬 미정산 대란 발생 당일 직원들에게 “폭우로 인해 재택” 지시…콘트롤타워 부재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6 11:23

수정 2024.07.26 11:46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에서 환불을 위해 위해 찾은 고객들이 내부에 관계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건물 입구를 막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에서 환불을 위해 위해 찾은 고객들이 내부에 관계자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건물 입구를 막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파이낸셜뉴스] 티몬·위메프 미정산과 환불 대란 사태의 여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직원들 내부에서도 콘트롤타워가 전혀 없는 현 상황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사태가 발생한 지 수일이 지나도록 공식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구영배 큐텐그룹 대표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티몬 본사 앞에 항의 및 환불을 요구하기 위해 몰려든 소비자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환불 접수를 시작했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티몬 본사가 폐쇄된 지 나흘 만이자, 위메프 본사가 고객들로 점거되고 환불이 시작되고도 꼬박 하루가 지나서야 이뤄진 것이다. 그마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순번에 따라 대기표를 부여하는 등 현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환불과 별개로 회사측의 무책임한 태도에 대한 불만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5일엔 문 닫힌 티몬 본사 내부에 티몬 법무팀 등 관계자들이 있다는 말에 진을 치고 있던 고객들이 건물 입구를 막으면서 갇히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 같은 강성 고객들의 항의가 이어지자 26일 새벽 권도완 티몬 본부장이 나와 "위메프 대응보다 많이 지연된 점 정말 죄송하다"고 사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복구를 약속했지만 사실상 환불 절차나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가 고객들의 항의에 떠밀려 부랴부랴 움직인 모습이다.

현재 티몬 측에는 상황을 진두지휘할 책임자가 사실상 없는 상황이라고 전해진다. 지난 22일 본사가 문을 닫을 당시에도 직원들에게는 폭우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라는 지시가 내려졌다고 한다. 위메프도 지난 24일 오후부터 항의 고객들이 몰려들어 본사가 점거 당하자 25일 오전부터 재택 지시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자 불투명한 회계와 경영으로 그룹을 위기에 빠뜨린 구영배 대표가 직접 나서서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티몬 측 관계자는 "큐텐그룹과의 연락망이 사실상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현재까지 티몬과 위메프 판매대금을 기업 인수나 경영자금으로 유용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사태가 작년부터 모기업인 큐텐의 해외 판매대금 정산이 산발적으로 밀리는 것으로 시작해 이달 초 위메프, 최근 티몬까지 정산과 환불 지연으로 번진 점을 고려할 때 연이은 기업 인수 등을 위한 자금이 필요했던 것이란 추정이다.

사태가 갈수록 확산하는 상황에서 업계에선 그룹의 핵심 인물인 구영배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류화현 위메프 공동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구 대표는) 한국에 계시고 그룹사 전체 활동을 하고 있다"며 "저도 사실 오늘 기자회견이 아니면 (구 대표와) 미팅에 들어갔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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