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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 급등하는데..구영배, 큐익스프레스 CEO 사직 책임 회피 논란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8 15:24

수정 2024.07.28 15:24

구영배 큐텐 대표.
구영배 큐텐 대표.
[파이낸셜뉴스] 티몬·위메프 사태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는 구영배 큐텐 대표가 큐익스프레스 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이번 사태와 관련없다며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들은 자체적으로 대책 마련을 위해 회의를 소집하고, 판매자들을 중심으로 정부에 대한 집단 청원과 소송 등의 움직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큐익스프레스, 구영배 CEO 사직으로 '꼬리 자르기'

지난 27일 오전 큐익스프레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마크 리 신임 본사 대표이사(CEO)가 취임 즉시 비상 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에 몇 시간 앞서 큐익스프레스 싱가포르 본사 이사회는 전날 구영배 CEO가 사임하고 후임에 마크 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했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로 띄웠다.


새로 선임된 마크 리 대표는 "큐텐 그룹 관계사의 정산 지연 사안과 큐익스프레스 사업은 직접적 관련은 없으며 그 영향도 매우 적은 상황"이라고 주장하며 이번 사태에 대한 선을 그었다.

구 대표는 지난 22일 시작된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사태 이후 지금껏 공식적으로 사과나 자금 수혈 등 해결 방안을 전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최종 책임자인 구영배 대표가 사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나 법적 등의 책임은 외면한 채 큐익스프레스 나스닥 상장 이라는 목표 달성만을 위해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구 대표는 큐텐의 최대 주주이자 대표 이사로 그룹의 정점에 있다. 싱가포르 소재 큐텐 지분 53.8%를 소유한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다. 큐텐이 산하에 티몬과 인터파크커머스를 각각 100%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로 두고 있고, 큐텐은 또 산하에 큐텐코리아와 함께 위메프 지분 72.2%를 갖고 있기 때문에 사태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인물이다.

피해자들, 정부청원·집단소송·집회 등 적극 대응 나서

이런 가운데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판매자들은 28일 대책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 소비자보다 피해액이 훨씬 큰 판매자들은 정부에 집단 청원, 집단 소송 등의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에는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있는 큐텐 입주 건물 앞에서 티몬·위메프 피해자 '우산집회'가 예정됐다.

이번 사태 피해자들이 모인 단체 대화방을 통해 이날 오후 5시 큐텐테크놀로지 본사가 있는 강남구 역삼동 N타워 앞에 우산, 마스크를 지참해 집회에 참석해달라는 글이 전파됐다.

우산과 마스크를 지참하고 본인 생각이나 의견을 A4 용지에 작성해 오면 좋을 것이라는 제안도 담겼다. 문구로 '큐텐은 직접 나와 사과하고 대책마련하라' '결제 관리 부실한 정부가 책임져라' '나몰라식 운영하는 여행사는 보상하라' '빠른 환불 진행하라' 등이 예시로 제시되는 등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한편, 큐텐은 해외 계열사를 통해 600억 원 규모 환불 자금을 확보해보겠다고 했으나, 구체적 조달 방안은 밝히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티몬과 위메프는 사내 유보금 등으로 일반 고객 환불에만 집중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판매자들에게 줄 미정산 대금에 대해서는 대책이 전무한 것이다.
미정산 대금은 대략 1600억∼1700억원 선으로 추정된다.

티몬·위메프 상품 판매가 사실상 중단되면서 현금 창출이 끊겼고 부동산 등 남아있는 자산이 없어 '외부 수혈' 밖에 방법이 없다.
이 때문에 구 대표가 대주주 책임 경영 차원에서 사재를 출연해 환불과 정산 대금을 수혈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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