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까지는 고교생 … 이제 겨우 19살
공기권총 10m 압도적인 금메달 획득
작년 고교대회 9관왕의 사격천재 … 국제대회서도 두각
결선서 시작과 동시에 10점대 연속 고득점 선두 질주
20년간 공기권총 이끌 수 있는 대형 유망주 탄생
공기권총 10m 압도적인 금메달 획득
작년 고교대회 9관왕의 사격천재 … 국제대회서도 두각
결선서 시작과 동시에 10점대 연속 고득점 선두 질주
20년간 공기권총 이끌 수 있는 대형 유망주 탄생
[파이낸셜뉴스] 한국 사격계에 대형유망주가 탄생했다. 앞으로 몇개의 금메달을 더 딸 수 있을지 모른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대회 진종오 이후 한국 사격에 8년 만의 올림픽 금메달을 선물한 오예진(19·IBK기업은행)이 그 주인공이다.
오예진은 대회를 앞두고 지난 5월 대한사격연맹이 대한체육회에 제출한 '메달 전망' 선수에 들어가 있지 않았다. 대표선발전을 1위로 통과할 만큼 기량이 급성장한 선수지만, 밖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차분하게 올림픽을 준비하도록 배려했다.
그렇게 대한사격연맹이 꼭꼭 감춰둔 국제사격연맹(ISSF) 세계 랭킹 35위 오예진이 처음 나선 올림픽 무대에서 말 그대로 '대형 사고'를 쳤다.
오예진은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대표팀 선배인 김예지(31·임실군청)와 마지막까지 금메달 경쟁을 벌인 끝에 시상대 꼭대기에 선 것이다. 2018년 제주 표선중학교 재학 시절 친구를 따라 사격장에 갔다가 재능을 발견해 총을 잡은 오예진은 엄청난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지난해에는 고교부 9개 대회에서 9관왕을 차지하며 한국 권총 사격의 새로운 기대주로 우뚝 섰다. 지난해 국제사격연맹 자카르타 월드컵 1위, 아시아사격선수권대회 1위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하지만 사격 대표팀에서는 오예진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10대'라고 말한다.
사격장에서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여주고, 사격장에서 나온 뒤에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고 강아지를 키우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된다. 오예진은 대회가 열리는 샤토루에 입성한 뒤부터 심상찮은 감각을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래서 대표팀에서는 조심스럽게 '예진이가 기분 좋은 사고를 칠 것 같다'는 말이 나왔다. 27일 열린 본선에서 2위로 결선 티켓을 따내자, 오예진에 대한 기대감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오예진은 결선 경기 초반부터 4발 연속으로 10점을 훌쩍 넘는 고득점 행진을 이어가며 경쟁자를 멀리 따돌렸다. 독주하던 오예진은 결선 11발과 12발째에 잠시 9.2점과 9.5점으로 흔들려 김예지에게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그러나 재빨리 영점을 잡고 13, 14발째를 10.5점과 10.6점으로 장식하며 다시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10발을 더 쏘는 동안, 오예진은 단 두 차례만 9점대를 쏘고 나머지 8발은 10점을 넘기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마지막까지 추격하던 김예지도 뒤집기 힘들 만큼 격차를 벌렸고, 마지막 발을 10.6점으로 장식하며 243.2점으로 올림픽 결선 신기록을 수립하고서야 활짝 웃었다.
그 모습을 보고 호랑이 같던 장갑석 총감독도 눈시울을 붉혔고, 경기장은 '대한민국'을 외치는 소리로 가득해졌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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