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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민기 유가족 "조의금 기부..고인 추모공연·사업 원치 않아"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9 10:39

수정 2024.07.29 10:39

돌려드리지 못한 조의금, 기부 예정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영정이 운구되고 있다. 2024.7.24/뉴스1 /사진=뉴스1화상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 꿈밭극장(옛 학전)에서 열린 고 김민기의 노제에서 영정이 운구되고 있다. 2024.7.24/뉴스1 /사진=뉴스1화상


[파이낸셜뉴스] "시대의 기록으로만 남고 싶다." 대학로 소극장 학전을 운영하며 후배 예술인을 양성한 고 김민기 대표가 지난 21일 세상을 떠나면서 남긴 마지막 당부다.

고 김민기 대표 유가족이 29일 '유가족 입장발표'를 통해 감사의 마음과 함께 당부의 말을 전했다.

먼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장례식장을 찾아주셨다. 제한된 시간과 장소로 인해 조문 오신 한 분 한 분께 정성 들여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됐다.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도 한 분 한 분 뵙고 인사드릴 수 없어 이렇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라고 부연했다.

"삼일장 내내 계속해서 ‘우리 아빠 참 잘 살았네’ 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과 웃음이 함께 나오는 시간이었다. 고인도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으로 가셨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다 고맙다"라고 장례를 치르면서 느낀 심경도 전했다.

그러면서 당부의 말씀을 전했다. 유가족은 "조의금을 사양해서 돌려드렸는데, 미처 돌려드릴 방법을 찾지 못하는 조의금은 유가족이 상의해 적절한 기부처에 기부할 예정"이라고 전하면서 "고인의 뜻에 따라 고인의 이름을 빌린 추모공연이나 추모사업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 다음은 입장문 전문이다.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께서 장례식장을 찾아주셨습니다. 제한된 시간과 장소로 인해 조문 오신 한 분 한 분께 정성 들여 인사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큰 위로와 힘이 되었습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추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도 한 분 한 분 뵙고 인사드릴 수 없어 이렇게나마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삼일장 내내 계속해서 ‘우리 아빠 참 잘 살았네.’ 라는 생각이 들어 눈물과 웃음이 함께 나오는 시간이었습니다. 고인도 한편으로는 뿌듯한 마음으로 가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 고맙습니다.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묵묵히 일해 오신 고인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유족들도 잘 알고 있기에, 고인이 일생에 걸쳐 일궈낸 일들에 대해 유족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고인 혼자의 힘으로 이룬 것들이 아니라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고인은 살아생전 많은 도움을 주기도 했지만, 더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고인을 위해 그동안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셨던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씀드립니다.

故 김민기 대표 유가족은 고인과 관련한 기사가 다수 보도되고 있는 상황에서 간단한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예상 보다 이른 고인의 임종을 맞은 유족들은 슬픔에서 미처 헤어나오기도 전에 장례를 치르게 되었습니다. 고인과 가족의 뜻에 따라 조의금과 조화를 사양한다고 밝혔음에도, 장례 첫날 경황없는 와중에 많은 수의 조화가 놓여지고 일부 조의금이 들어왔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줄지어 조문을 기다리고 계신 상황에서 강한 의지로 익명의 봉투를 쥐어 주시는 분들과 실랑이를 계속할 수 없었던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경황없이 받은 조의금은 돌려드릴 수 있는 것은 돌려 드렸고, 또 돌려드리려고 합니다. 돌려드릴 방법을 찾지 못하는 조의금은 유가족이 상의하여 적절한 기부처에 기부할 예정입니다.

‘이수만, 故김민기 유족에 5000만원 전달’이라는 제하의 다수 기사는 이수만 씨의 고인과 유족을 위한 배려로 인한 해프닝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유족의 거듭된 사양에도 불구하고 봉투를 두고 가셨고, 다음날 이수만 씨와 동행했던 가수 분께 서운하지 않도록 잘 전해달라는 부탁과 함께 봉투를 돌려드렸습니다.

더불어 유가족은 고인의 작업이 ‘시대의 기록 정도로 남았으면‘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고인의 이름을 빌린 추모공연이나 추모사업을 원하지 않음을 밝힙니다. 마지막까지 고인으로 인하여 불편한 상황이 생기는 것을 염려했던 고인의 뜻에 따라 모든 일은 학전을 통해 진행될 수 있도록 해 주시길 요청 드립니다. 유가족은 고인의 유지를 온전히 이해하고, 왜곡되지 않도록 받들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학전을 있는 그대로 지켜보고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고인을 추모해 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故 김민기 대표 유가족 일동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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