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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공계 기피에 팹리스 인력난… R&D 지원금 늘려야"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9 18:10

수정 2024.07.29 18:10

국회서 경쟁력 강화 토론회
"인력 해외 유출에 인프라도 부족
산업부 반도체 본부 설치 등 필요"
인공지능(AI) 열풍에 AI 반도체 핵심인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시장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한국이 취약한 팹리스 사업 경쟁력 제고가 시급하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팹리스에 대한 연구개발(R&D) 및 인력 양성 지원 규모 확대 등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혁재 서울대 시스템반도체 산업진흥센터장은 29일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 주최로 국회에서 열린 '국내 팹리스 경쟁력 강화 및 산업 활성화' 토론회에서 "국내 파운드리 업계에선 팹리스가 주로 사용하는 28~65나노미터(1nm=10억분의1m) 공정 지원이 미흡한 실정"이라며 "대부분의 국내 팹리스 기업은 대만 등 해외에서 칩을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팹리스는 반도체 공장 없이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자 팹리스인 애플, 구글, 퀄컴, 엔비디아 등은 자사가 원하는 기능을 구현하도록 칩을 설계해 생산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에 맡기고 있다. 한국은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시장 강자지만, 팹리스 점유율은 한 자릿수 초반에 그치고 있다. 국내 팹리스 기업들이 의존하는 한국의 시스템반도체 시장 규모가 미미한데다 글로벌 시장 역시 빅테크 기업들이 주도해 후발주자가 뚫기 어려운 구조상 한계에 직면했다. 특히 국내 파운드리는 초미세공정이나 130나노급 구형 공정 위주로 취급해 국내 팹리스는 칩 생산을 위해 해외 기업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 센터장은 국내 팹리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의 인프라·인력 지원이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IMF 이후 고급 인재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심화됐고, IMF 이전 세대들의 퇴직이 임박했다"면서 "산업 수요 대비 대학 졸업 정원과 교수 인력이 부족하다. 우수 인력의 해외 기업 이직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은 반도체 생산시설 유치를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보조금 지급이 없을 뿐 아니라 생산시설에 필요한 산업 용수, 전력, 도로망 등 인프라 지원도 미흡한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중장기 관점에서 팹리스에 R&D 지원 자금을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 내 국가 반도체 산업본부를 설치하는 등 팹리스 산업을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김경수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연구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며 "반도체 설계를 위한 설계자동화툴(EDA), 검증 시스템, 시제품 제작 등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상향식으로 R&D 지원 과제에 대한 접근 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며 "국내 팹리스 기업과 수요 기업의 연계 강화 방안과 정부·팹리스 업계의 소통 강화, 국제 협력 및 기술 교류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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