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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광장] 미국 대선과 한미 기술동맹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9 18:35

수정 2024.07.29 18:35

송치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송치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4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연임을 준비 중이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이 지난 21일 불출마를 선언하게 되면서 선거를 약 3개월 반 앞에 두고 민주당의 후보가 바뀌게 된 것이다. 고령과 건강 문제로 지난해부터 조심스럽게 거론되어 왔던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 불출마가 극적으로 현실화된 것이다. 그리고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는 카멀라 해리스 현 부통령이 거의 확실시된다. 경쟁자로 거론되었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부 장관을 비롯해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를 비롯해서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까지 지지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널프 트럼프 후보는 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사실 트럼프 후보 진영에서도 바이든 대통령의 차기 대선 불출마 가능성을 어느 정도 가정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만 경선 이전의 불출마가 아닌 경선 이후 중도퇴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았을 수 있다. 즉 민주당 후보가 대선을 불과 3개월 반 앞에 둔 시점에 교체될 것으로는 예상하기 힘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트럼프 진영의 전략은 바이든 후보에게 맞춰져 있었을 것이지만, 해리스 후보도 부통령 후보였기 때문에 일정 부분 대응전략이 준비되어 있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트럼프 진영은 선거전략의 큰 틀은 유지하면서 해리스 후보를 바이든 후보와 동일시하는 전략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이번 미국 대선은 해리스 후보가 얼마나 빠른 시간 내에 바이든 후보와 차별화를 이루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일 것이다. 물론 차별화 전략은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를 동시에 가져올 것이고, 득표에 미치는 영향은 가늠하기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그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결국 이른바 경합주(Swing State)에서의 결과가 대선 승패를 좌우할 것이고, 바이든 후보가 열세를 보였던 이 지역에서 어떤 결과를 가져올 것인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트럼프 후보의 승리 가능성이 꽤 높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만약 해리스 후보가 승리한다면 바이든 대통령의 대외정책은 큰 틀에서 변화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고, 우리는 이에 대비해 치밀한 대응전략을 세워야 한다.

먼저 인도태평양 전략은 큰 틀에서 유지될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2019년 '인도태평양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음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다만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의 미래는 장담할 수 없다.
이미 트럼프 후보는 IPEF 탈퇴 의사를 밝힌 바 있는데, 우리는 이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사실 우리 입장에서는 삼성 반도체에 대한 미국 정부의 보조금 지급과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에 대한 대우 그리고 한국·미국·인도 핵심·신흥기술(CET) 대화의 지속 가능성 등이 더 중요한 어젠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삼성전자와 TSMC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철회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아니면 보조금 지급을 전제로 더 많은 투자를 요구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은 폐기, 대폭 개편 또는 대체될 것이 분명한데 한국의 배터리 및 전기차 기업들은 어떠한 영향을 받게 될 것인가. 국방상호조달협정 체결에 대한 합의는 폐기될 것인가. 그리고 CET 대화를 통한 양국 간 기술동맹 가능성은 사라지는 것인가. 뼛속까지 비즈니스맨이라는 트럼프 후보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가 미국 경제의 부흥에 기여할 것이며, 양국 간 기술동맹이 북한의 핵무기보다 더 강력하다는 것을 반드시 어필해야 할 것이다.

송치웅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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