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티몬·위메프, 기업회생 신청...정산 못 받는 판매자 부도 위기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29 19:53

수정 2024.07.29 22:02

[파이낸셜뉴스] 수천억원대에 달하는 판매 대금 미지급 사태를 맞은 티몬과 위메프가 법원에 기업회생을 신청했다. 피해 최소화를 위한 부득이한 조치이자 사업 정상화를 도모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두 회사의 모그룹인 큐텐 구영배 대표가 일주일만에 공식 사과 및 책임 수습에 대한 약속 의지를 밝힌 이후 반나절만에 발생한 조치라 문제 해결 의지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공식 사과 반나절 만에 기업회생 신청
29일 티몬과 위메프는 기업회생을 신청한 직후 입장문을 통해 "한 가지 문제가 또 다른 문제를 발생, 확산시키는 현재의 악순환을 방지하고 판매회원과 소비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부득이하게 회생 개시신청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티몬과 위메프는 "사업 수익과 현금흐름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나 거래중단과 회원 이탈로 인한 현금흐름 악화 문제를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앞서 구영배 큐텐 대표는 이날 오전 "큐텐은 양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그룹 차원에서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유동성 확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룹 차원에서 펀딩과 M&A(인수합병)를 추진하고 있고, 제가 가진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사태 수습에 사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표의 이 같은 공식 발언 이후 불과 반나절만에 기업회생을 신청한 데 대해 티몬과 위메프는 "여러 조치를 했으나 계속되는 언론 보도와 이에 따른 거래중단 및 구매, 판매회원의 이탈은 점점 가속했고 그 여파로 현금흐름 또한 급격히 악화했다"고 주장했다. 또 회생 절차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장기간이 소요되더라도 최대한 채무를 변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티몬과 위메프는 "문제가 해결되는 그날까지 책임 있는 자세를 견지하며 모든 전사적 역량을 기울일 것을 약속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정산 못받는 판매자 발생할 듯
티몬과 위메프가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가게 되면 채무 일부를 탕감 받기 때문에 정산을 받지 못하는 판매자들이 발생하고, 소상공인의 연쇄 부도가 현실화할 우려도 커질 전망이다.

구 대표는 "현재 양사가 파악한 고객 피해 규모는 여행상품을 중심으로 합계 500억원 내외로 추산하고 있다"고 했는데 지난 22일 금융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만 해도 위메프 565억원, 티몬 1097억원 등 총 1600억원대로 구 대표측 추산과는 세 배 이상 차이가 난다.

판매자들이 입은 피해는 더욱 크다. 지금까지 불거진 것은 5월 판매대금 미정산분에 불과해 향후 6~7월 미정산분이 더해지면 큐텐이 마련해야 하는 자금은 훨씬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구 대표 역시 "판매자(파트너사) 피해 규모는 현재 여러 변수 요인으로 인해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피해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판매대금을 수개월 뒤 받는 불합리한 정산구조를 개선하고, 정부가 적극 개입해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기홍 전국문구점살리기연합회 회장은 "중소·자영업자들이 3개월 치 자금이 묶인다면 당장 자금경색으로 회사가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며 "플랫폼 입점업체들이 부도가 나면 이들한테 제품을 공급하는 제조업자 역시 어려움을 겪고 연쇄적으로 부도가 난다"고 호소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