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구매 미국산 제품 협상이후
결렬땐 미국산 품목에 관세부과
"對美수입 늘리기 쉽지않아 고민"
결렬땐 미국산 품목에 관세부과
"對美수입 늘리기 쉽지않아 고민"
트럼프가 공약으로 자신이 당선되면 모든 수입 제품에 관세 10%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함에 따라 타협을 통해 손실을 줄이려는 의도다.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곧바로 대표단을 미국에 보내 대량으로 구매할 수 있는 미국산 제품이 무엇이 있는지 논의하고 협상이 결렬될 경우 EU도 관세로 맞대응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U집행위원회는 또 협상이 결렬되는 것에 대비해 관세를 부과할 미국산 품목을 준비 중에 있다.
EU는 미국이 유럽 수입 제품에 관세 10%를 부과할 경우 대미 수출이 연간 1500억유로(약 1624억달러·약 225조원)가 감소할까 우려하고 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공개한 전망에서 관세 전쟁으로 미국 보다 EU가 더 타격이 클 것이며 EU 국내총생산(GDP)의 1%를 감소시키는데 비해 미국은 0.5%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물가상승(인플레이션)에 있어서 미국이 1.1% 오르는 반면 EU는 0.1%로 상승폭이 작을 것으로 전망했다.
EU는 상당한 대미 무역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인해 지난 2017~21년 트럼프 행정부와 마찰을 겪는 등 고전해야 했다. 지난 2018년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EU와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하는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 64억유로(약 69억달러) 어치에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EU도 미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으나 24억유로(약 26억달러) 어치로 작았다.
EU는 트럼프 지지층이 많은 곳에서 생산하는 미국산 위스키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보트 같은 제품에 관세를 부과했으나 조 바이든 행정부이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하면서 내년 3월까지 유예하고 있다.
EU는 트럼프 행정부 당시 미국 메인주에서 잡히는 바닷가재에 대한 관세를 폐지했다. 이에 상응해 미국은 유럽산 크리스털 유리제품에서 담배 라이터에 이르는 제품의 관세를 절반으로 줄였다. 바닷가재 관세 폐지 합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대선에서 메인주 승리를 의식한 움직임이었으나 EU와 캐나다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캐나다산이 싸게 수입되면서 큰 이득을 보지 못했다.
발디 돔브로스키스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FT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과 EU가 과거처럼 대립을 피하고 같이 무역문제를 놓고 같이 협의를 하기를 원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협상을 통해 EU의 대미 무역 흑자 규모인 1560억유로(약 1688억달러·약 234조원)를 줄일 의향이 있다며 하지만 "관세 부과로 EU의 이익을 지킬 준비가 돼있다"고 덧붙였다.
FT는 EU의 대미수출품은 의약품과 자동차, 고가 식료품이나 샴페인 같은 주류 등 가치가 높은 제품인데 비해 미국으로부터 주로 상품을 수입하므로 대미 수입을 늘리기 쉽지 않아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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