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수영장 가요!" 조르는 손녀 덕에 아찔한 사고 피한 '기적'[Guideposts]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30 18:12

수정 2024.07.30 18:12

손녀의 수상한 투정 폴리 아우겐스타인
좀처럼 떼 안쓰던 두살배기 엘라
그날따라 투정 부려 수영장으로…
아이와 물에 발 담그려는 순간
이웃에게서 걸려온 전화
"당신 집에 불이 났어요!"
빈집에서 일어난 가스 폭발 사고
손녀 통해 예비하신 길 깨달아
평상시 떼를 쓰는 아이가 아닌데 손녀딸이 그날따라 유달리 "수영장에 가자"며 투정을 부렸다. 못이기는 척하고 아이의 투정을 받아주었는데, 그날 우연찮게도 집에서 가스 누출에 의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하나님께서 손녀를 통해 사고로부터 피할 수 있는 길을 예비하셨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평상시 떼를 쓰는 아이가 아닌데 손녀딸이 그날따라 유달리 "수영장에 가자"며 투정을 부렸다. 못이기는 척하고 아이의 투정을 받아주었는데, 그날 우연찮게도 집에서 가스 누출에 의한 폭발과 화재가 발생했다. 하나님께서 손녀를 통해 사고로부터 피할 수 있는 길을 예비하셨다고 생각하니 등골이 오싹해졌다.
나는 그날 오후 두 살배기 손녀 엘라를 봐 줄 수 있다고 말하려고 전화를 걸었다. 아직 정오가 되기 전인데도 벌써 날씨가 후덥지근했다.
그래서인지 에어컨을 켰는데도 아침 내내 어지러웠다.

"할머니!"

엘라가 소리쳤다.

"할머니랑 저랑 뚜영장, 뚜영장!"

그건 바로 우리 동네 수영장을 말하는 것이었다. 아이의 요청에 나는 놀랐다. 엘라는 단 한 번도, 그것도 열렬하게, 어떤 요청을 한 적이 없었다.

"엘라, 예쁘게 말해야지."

며느리 아만다가 꾸짖었다.

"오늘 제발 뚜영장 가요!"

"한번 생각해 보자꾸나, 아가."

내가 말했다. 나는 재택근무를 하는데, 그날 마쳐야 할 일이 몇 가지 있었다. 내가 도착할 즈음엔 엘라가 수영장을 잊어버렸길 바랐다. 그럼에도 혹시나 해서 수영복을 안에 입고 갔다.

멍한 기운을 떨어내려 노력하며 이메일로 업무를 보냈다. 아들 집으로 가는 길에 깜박하고 수건을 챙겨 오지 않은 것이 생각났다. 엘라와 다시 우리 집에 들러야 했다. 그러면서 대신 인형집을 가지고 놀자고 설득해 볼 수도 있겠다.

수영복을 입은 엘라가 내게 인사했다. 아만다가 선크림까지 발라 준 상태였다.

"할머니! 뚜영장!"

하, 이미 결정됐다. 수건을 가지고 와야지. 그런데 나도 모르게 집으로 가는 길로 빠지지 못했다. 대신, 수영장으로 갔다. 저절로 물이 마를 만큼 날씨가 뜨거웠다. 그런데 나한테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엘라와 내가 발을 물에 담그려는 순간, 전화가 울렸다. 우리 이웃이었다.

"폴리, 괜찮아요?"

"무슨 일이에요?"

"당신 집에 불이 났어요!"

소방서에서는 원인 불명의 가스 누출이라고 했는데, 아마도 오래된 우물에서 나온 메탄가스가 언젠가부터 쌓인 듯했다.
최근에 머리가 멍하고 이상했던 이유가 설명되었다. 물탱크의 자동 가스 점화 장치가 켜지면서 지하를 통과하며 폭발이 일어났고, 1층이 내려앉았다.
이제야 나는 무엇이 혹은 누가 엘라를 수영장에 가고 싶게 만들었는지 알 것 같다.

My Granddaughter's Request

I called to confirm I'd be babysitting my two-year-old granddaughter, Ella, that afternoon. Though not quite noon, the day was already sweltering. Maybe that was why I'd been feeling light-headed all morning despite the air conditioning.

 "Grammy!" Ella shouted. "You and me go to s'pool!" That's what she called my neighbors' swimming pool. The request surprised me. Ella never suggested anything, let alone so enthusiastically.

 "Ella, you have to ask nicely," my daughter-in-law, Amanda, chided.

 "We go to s'pool today, peez!"
 "We'll see, sweetie," I said. I work from home and had a few tasks to complete. I hoped Ella would forget about the pool by the time I got her. Still, I put on my bathing suit underneath my clothes, just in case.

 Trying to shake off my brain fog, I finished up my work e-mail. I was on my way to my son's when I realized I'd forgotten my towel.

 Ella and I would have to stop back at the house. Maybe then I could convince her to play with her dollhouse instead.

 Ella greeted me, dressed in her swimsuit. Amanda had even applied sun lotion. "Grammy! S'pool!"
 Well, that settled it. I'd have to pick up my towel. But somehow I missed the turnoff for home. Instead, I drove to the pool. It was hot enough to air-dry. But what was up with me?
 As Ella and I dipped our toes in the water, my phone rang. It was another neighbor. "Polly, you're all right!?"
 "Why wouldn't I be?"
 "Your house is on fire!"
 The fire department said a gas leak of unknown origin―perhaps methane from an old well―might have been building for some time. That could explain why I'd been feeling so fuzzy-headed and strange lately.

 When the automatic pilot light for the water tank switched on, an explosion tore through the basement, bringing the first floor down. Now I understood what―or who―had made Ella insist on going to the pool.

글·사진=가이드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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