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유출 군무원 간첩죄 적용 안되자
한동훈 "간첩법 개정, 민주당이 제동 걸었었다"
野 "韓 법무부 시절..책임 있다면 본인이 더 커"
한동훈 "간첩법 개정, 민주당이 제동 걸었었다"
野 "韓 법무부 시절..책임 있다면 본인이 더 커"
[파이낸셜뉴스]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소속 군무원의 군사기밀 유출 사태가 지난 21대 국회의 '간첩법 개정' 불발에 대한 여야의 책임 공방으로 이어졌다.
7월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유출 사건을 언급하며 "황당하게도 우리나라에서는 간첩죄로 처벌을 못 한다. 우리나라 간첩법은 적국인 북한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라고 썼다.
현행 형법에 따르면 국가 기밀 정보를 '적국'에 넘길 때에만 간첩죄를 적용한 형사처벌이 가능하다. 21대 국회에서 '적국'을 '외국'으로 바꾸는 내용의 간첩법 개정안이 4건 발의됐지만 처리되지 못했다.
한 대표는 이를 두고 "법안 심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제동을 걸어 무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연이틀 브리핑을 통해 '가짜뉴스'라고 반박했다. 특히 한 대표가 법무부 장관을 지내던 때에 법원행정처가 강력하게 반대해 무산된 것이라고 역공했다.
강유정 원내대변인은 "당시 개정안을 완강하게 반대한 건 법원행정처였다"며 "형법 개정안을 발의한 우리당 의원들은 수년 동안 거듭 노력해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그때 매듭을 지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인 김민석 의원도 SNS에 “한동훈 법무부 장관 시절 법원행정처가 강력하게 반대해서 여야 의원들이 공히 법 보완을 주문했던 정황이 국회 속기록에 다 나와 있다"며 "책임이 있다면 본인이 더 크고, 그리 통과시키고 싶었다면 본인이 장관 시절 노력했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어 "사실을 왜곡하는 저질 프레임 정치로 첫 당대표 정치를 시작하는 것을 보니 딱할 뿐"이라며 "그나마 있던 작은 총기마저 급속히 사라져 가는 것이 보인다. 이제 저질 색깔론까지 가려 하나"라고 날을 세웠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도 개정안의 우려 지점을 개진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박 의원은 SNS 글을 올려 "회의록을 한 번이라도 읽어보셨으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이 글과 함께 올린 지난해 9월 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 회의록에는 정점식·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이 간첩법 개정안에 우려를 표하는 발언이 담겨있다. 박 의원은 "당시 소위에서 '적국'을 '외국'으로 넓힐 경우 일명 '산업스파이' 같은 사례도 간첩죄로 처벌할 것인가 등의 논의가 이어졌고 결론 내지 못하고 계속 심의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박은정 조국혁신당 의원은 당시 법원행정처 차장이었던 박영재 대법관 후보자가 제동을 걸었다며 "한 대표가 굳이 탓하려면 신중론을 표했던 박영재 당시 차장, 그리고 이에 대한 아무런 문제 제기 없이 박영재 후보자 임명동의안 심사경과보고서를 채택한 국민의힘 인사청문특위 위원들부터 탓하라"고 맹폭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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