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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반기 국세 10조원 덜 걷혀..."법인세 감소 여파"

이보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4.07.31 11:29

수정 2024.07.31 14:41

법인세 작년보다 16조 줄어... 진도율 5년 평균보다 6.7%p↓
기재부 "기업 실적 좋아져 하반기 세수 흐름 나아질듯"
[파이낸셜뉴스] 올 상반기 국세 수입이 1년 전보다 약 10조원 줄어들었다. 이는 법인세 수입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반도체 산업 불황 등으로 주요 대기업 실적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세수 결손은 확실시되고 있지만, 정부는 하반기에는 세수 흐름이 나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7월31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6월 국세수입현황'에 따르면 1~6월 국세 수입은 168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9조9800억원(5.6%) 감소했다.

올해 목표 세수 대비 실제 걷힌 비율인 세수 진도율은 45.9%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국세수입 예상치(367조3000억원)의 45%가량을 걷었다는 의미다. 세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의 44.6%보다는 1.3%포인트 높다.

주요 감세 원인은 법인세다.
6월까지 법인세는 30조7000억이 걷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조1000억(34.4%) 감소했다.

법인세는 전년도 기업 실적을 토대로 납부한다. 지난해 반도체 산업 불황 등으로 주요 대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법인세 수입이 줄었다. 금융지주회사와 중소기업들의 납부 실적도 저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코스피 기업의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45.0%, 코스닥 기업은 39.8% 각각 감소했다.

종합부동산세도 감소했다. 종부세는 매월 12월 납부하지만, 금액이 큰 경우 일부를 다음 해인 6월에 나눠 낸다. 6월 종부세 수입은 지난해 고지세액 분납분 감소로 4000억원 줄어든 1조2000억원이 걷혔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지난해 부동산 기준 시가를 내리고 종부세도 완화하면서 세입이 줄었다"며 "4월 시작된 주택 거래량 증가가 3개월 시차를 두고 7월부터 세입 증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소득세는 6월까지 58조1000억원이 걷혔다. 이는 고금리에 따른 이자소득세 증가, 취업자 수 증가 등에 따라 근로 소득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합소득세 성실 신고 사업자 납부 감소 등으로 증가세는 소폭에 그쳤다.

부가가치세는 상반기 41조3000억원 걷혔다. 이는 소비 증가와 환급 감소로 인해 납부 실적이 유지된 결과다. 증권거래세는 주식 거래대금 증가에도 세율 인하로 인해 지난해보다 3000억원 덜 걷혔다.

기재부는 하반기 세수 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수현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상반기 기업 실적 개선으로 하반기에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한 기업들이 늘고 있다"며 "이에 따라 근로소득세가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기업 실적이 좋아졌기 때문에 8, 9월 법인세 중간 예납도 나아질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기재부는 7∼8월 국세 수입을 추가로 확인하고, 올해 세수 결손 규모와 재추계를 발표할지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6월 세수 부족 조기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 5월 기준 세수 진도율이 최근 5년 평균 진도율(47.0%)와 5%포인트 이상 차이나서 발령된 것이다. 조기 경보가 울리면 정부는 세수 흐름을 점검하고, 그 규모에 따른 대응 방안을 결정한다.


윤 과장은 "지난해처럼 9월 중순 세수 재추계 결과와 부족분 마련 방안을 발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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