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우리나라가 화학과 제철 등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열을 원자력으로 공급할 수 있는 미래 4세대 원자로인 '고온가스로' 개발을 시작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올해부터 기업들과 함께 4년간 총 455억원을 투입하는 '민관합작 차세대 원자로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7월 31일 밝혔다.
고온가스로 개발 프로젝트는 기술 확보 및 조기 상용화를 위해 민간기업이 연구비를 매칭해 전격 참여하는 방식으로 추진된다. 이를 위해 정부가 총 255억원, 기업이 200억원 이내의 자금을 투입하며, 올해는 정부가 50억원, 기업이 36억원을 집행한다.
이를통해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스마트파워, SK에코플랜트, 롯데케미칼 등 기업이 함께 2027년까지 실증사업 추진이 가능한 수준의 국내 독자 고온가스로 기본설계 및 종합 플랜트 설계를 진행한다.
고온가스로는 물이 아닌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고, 핵연료는 세라믹으로 3중 코팅돼 1600도 이상의 고온에서도 안정적으로 알려져 있다. 노심에 핵연료를 균일하게 분산, 냉각재와 핵연료의 온도차이를 최소화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처럼 노심이 녹는 사고를 근원적으로 차단된 원자로다.
또한 상용 대형원전은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지만, 고온가스로는 700~950도의 높은 열을 만들어 내 석유정제, 수소생산, 해수 담수화, 지역난방 등 고온열을 활용하는 여러 산업에서 쓸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그 동안 고온가스로 핵심 요소기술을 확보해왔다. 다만, 향후 고온가스로에 대한 다양한 수요를 만족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기술 역량과 민간의 유연한 사업화 역량을 결집해 세계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위해 한국원자력연구원이 원자로 설계를 맡고,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스마트파워가 플랜트 설계에 참여한다. 이와함께 조기 상용화를 위해 SK에코플랜트와 롯데케미칼이 참여해 공정열 및 수소 신사업 창출과 수요처에 적합한 고온가스로 설계를 지원키로 했다. 과기정통부 측은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를 원하는 기업이 더 있어 민간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이앤씨는 고온가스로를 활용해 포스코 그룹의 철강산업과 연계한 신사업 창출을, SK에코플랜트는 고온가스로의 열을 활용한 고효율 고온수전해 수소생산 사업화를, 롯데케미칼은 고온 증기를 활용해 석유화학산업의 탄소중립에 기여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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